"테슬라 대신 현대차·기아"…美 전기차 점유율 11.2% '역대 최고'

현대차그룹, 2분기 美서 전기차 3.7만대 판매…전년비 70% 증가
아이오닉5·EV9 등 인기…"조지아 신공장 연내 조기가동, 성장세 가속 기대"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그룹이 올해 2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1.2%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조지아주 신공장(HMGMA) 조기 가동으로 현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면 점유율 확대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미국 자동차 조사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해 2분기(잠정)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33만 463대로 지난해 2분기(29만 6976대)보다 11.3% 증가했다.

테슬라는 2분기 16만 4264대를 판매하며 압도적 1위를 지켰으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6.3% 줄며 점유율도 50% 아래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분기 3만 7044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점유율은 1분기 8.5%보다 2.7%포인트(p) 증가한 11.2%로 역시 최고치다. 분기 기준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분기 선전으로 전체 상반기 점유율도 10%를 달성했다.

브랜드별로는 기아(000270)가 제일 돋보였다. 기아는 2분기 전기차 1만 7980대를 팔며 전년 대비 135% 성장했다.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9이 2분기 5664대 팔리며 인기를 얻은 결과다. 점유율은 3분기 연속 늘며 5.4%까지 확대했다.

제네시스도 GV70 전동화 모델의 판매 호조로 1년 전보다 36.1% 증가한 2249대를 팔았다. 점유율은 0.7%로 1분기보다 0.1%p 증가했다.

현대차(005380)는 아이오닉5 주도로 판매량 1만 6815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아이오닉5(1만 1906대)는 테슬라 모델Y(10만 1301대), 테슬라 모델3(4만 2710대), 포드 머스탱 마하E(1만 2645대)에 이어 모델 기준 판매량 4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5.1%로 직전 분기 대비 0.5%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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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올해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분기 HMGMA를 조기 가동한다. 10월 가동 예정으로 첫 생산 차종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5다. HMGMA는 연간 30만 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향후 50만 대까지 증설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모든 브랜드의 전기차를 HMGMA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판매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이 때문에 현지 생산 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당 7500달러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리스 판매 등 예외 규정을 활용해 IRA에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와 한계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HMGMA 준공 이후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면 IRA 리스크는 충분히 피할 수 있다"며 "미국 신공장으로 현지 전기차 판매는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