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루마니아에 국방장관이 갔다…K9·레드백·신궁 '잭팟' 기대

한화에어로, 1.4조 규모 K9 패키지 협상…LIG도 1180억원 신궁 수출 논의
신형 전차 250대 구매 계획까지…추가 실행계약 남은 폴란드도 방문

17일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사격장에서 열린 '수도군단 합동 포탄사격훈련'에서 K9 자주포가 사격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루마니아 방문을 계기로 K-방산의 동유럽 추가 수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LIG넥스원의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받은 명품 무기체계들이 기대를 모은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신 장관은 17~19일 루마니아를 방문해 한·루마니아 국방장관회담을 진행한다. 회담에서는 양국의 국방·방산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방산 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루마니아는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2% 수준에서 2.5%까지 확대하고, 오는 2032년까지 주요 무기 도입에 399억 달러(약 54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측과 K9 자주포 및 K10 탄약운반차 패키지에 대한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 대수는 K9 54문, K10 36대로, 총 규모는 1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국은 독일과 튀르키예로, K9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데다 앞서 수출계약을 맺은 폴란드에 차질 없이 K9을 인도한 경험이 있어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루마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이란 점도 희망적이다. 현재 폴란드, 튀르키예,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5개 나토 회원국이 K9을 운용 중이다. 만약 수출이 이루어지면 K9은 나토 6개국이 사용하는 무기체계가 된다.

루마니아는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도 예고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형으로 개발해 호주 수출에 성공한 레드백을 앞세워 추가 수주에 도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루마니아서 열린 '흑해 방위 및 항공 우주 전시회'(BSDA 2024)에서 레드백을 선보였다.

루마니아는 9000만 달러(약 1180억 원) 규모의 LIG넥스원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Chiron) 54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2월 루마니아의 국영 방산기업인 '롬암'(ROMARM)과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루마니아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M1A2 에이브람스 전차 54대를 구매한 데 이어 신형 전차를 약 250대 추가로 구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현대로템의 K2 전차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루마니아에서 K2 전차 실사격 시험이 진행되기도 했다.

K2, K9, FA-50 경공격기, K-239 다연장로켓 발사대 등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수출 1차 계약을 맺은 폴란드와는 후속 계약 여부도 관심사다. 신 장관은 루마니아에 이어 19~21일 폴란드를 방문해 한·폴란드 국방·방산협력 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

신 장관은 폴란드 방문에서 방산수출 1차 이행계약 이후 후속 계약 추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의지를 전달하고 후속 계약 체결을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규모의 수출 기본계약을 맺었고, 우선 180대에 대해 1차 실행계약을 체결해 820대의 잔여 물량이 남아 있다.

추가 실행계약이 원만하게 이뤄지면 K2 수출에 한 번 더 도약이 이뤄질 수 있다. 폴란드에 이어 슬로바키아가 최근 신형 전차 104대 도입 계획을 발표했는데, 현대로템은 향후 슬로바키아 정부가 제안요청서를 공개하면 사업 조건 등을 검토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