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0년' 삼양그룹…'글로벌 스페셜티'로 석화 불황 뚫는다

친환경·반도체·H&W 등 스페셜티 포트폴리오 다각화·고도화 집중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5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3.5.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양그룹이 극심한 석유화학업계 불황에도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소재 사업을 앞세워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친환경·재활용, 반도체·디스플레이, 헬스 앤 웰니스(H&W) 등 스페셜티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폴리카보네이트(PC) 중심의 친환경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양사는 2022년 재생 폴리카보네이트(PCR PC) 원료가 90% 이상 함유된 친환경 PC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소각 시 유독 가스를 배출하는 난연제를 섞지 않은 친환경 난연 PC를 개발했다.

삼양사는 폐어망 리사이클 기업 넷스파와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펠릿(pellet)을 활용한 플라스틱 컴파운드(첨가물을 섞어 물성을 개선한 제품)도 생산해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과 차체구조용 부품,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로도 개발 중이다.

삼양이노켐은 2022년 전북 군산에 국내 최초로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이소소르비드는 옥수수 등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100% 바이오매스 기반의 친환경 소재다. 이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투명도, 내구성, 내열성, 내화학성, 접착력 등이 뛰어나 전자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식품 용기, 건축 자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삼양그룹은 화학사업부문 계열사에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양산 중인 모든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등 친환경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용 스페셜티 소재 사업도 확장 중이다. 1976년 국내 최초로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해 정밀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1년부터는 초순수용 이온교환수지를 개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온교환수지는 이온 교환 능력을 갖는 합성수지로 주로 수처리 및 특정 물질 분리 정제 용도로 사용된다. 의약·반도체·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삼양사는 국내 유일 이온교환수지 제조사로, 초순수 및 특수용도 수지 개발 및 응용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삼양사의 이온교환수지는 세계 50개국 400개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2021년에는 수소차 연료필터에 필수적인 이온교환수지의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했다. 현재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 리튬 회수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양그룹은 2017년 국내 퍼스널 케어 기업인 KCI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글로벌 스페셜티 케미컬 소재 회사인 '버든트 스페셜티 솔루션즈'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퍼스널 케어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CI는 로레알(L'Oreal)을 비롯한 전 세계 37개국 120여개 생활소비재 기업에 화장품 및 퍼스널 케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생분해성 컨디셔닝 폴리머 등 천연 유래 소재를 개발해 친환경 제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 로고(삼양홀딩스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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