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길 없는 호르무즈 해협…중동 리스크에 해운업계 불확실성 고조
홍해사태 이후 석달만에 중동노선 운임 2000달러
세계 1위 MSC 선박 호르무즈서 나포…5척 운항 중인 HMM도 예의주시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으로 글로벌 해운업계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홍해 사태 등으로 중동 노선의 운임은 최근 한 달 새 45% 올랐는데, 지정학적 이유로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중동노선 운임은 1TEU(6m 컨테이너 1개)당 2051 달러로 전월(3월 15일) 1410 달러 대비 약 45% 올랐다.
이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를 틀어쥔 홍해 사태 초기(1월 12일) 이후 석 달 만에 2000 달러선에 복귀한 것이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홍해 사태에 따른 물류 적체에도 전반적인 물동량 부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3월 15일부터 5주째 1700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중동 노선의 운임이 오른 시기와 맞물린다. 홍해 사태의 영향권에 있는 유럽과 지중해는 한 달 새 운 임의 변동이 크지 않았다. 홍해 사태로 선박이 부족해지자 반사이익을 누린 미주 노선도 현재는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 혁명 수비대가 1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세계 1위 선사 MSC의 컨테이너 화물선 'MSC 에리즈'호를 나포하며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해당 선박은 이스라엘 사업가가 지분을 가진 조디악 그룹이 MSC에 임대한 것이다. 여기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보냈고 이스라엘의 보복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국제 컨테이너 콘퍼런스 TPM24에서는 2분기 중으로 수에즈 운하 통항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중동 노선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진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에즈 운하에 비해 길목이 넓고 물동량은 적지만 봉쇄될 시 우회가 불가능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연안의 주요 중동국을 오가기 위해서는 지나야만 하는 곳이다. 앞서 1월 11일 미국 유조선이 이란 해군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됐지만 봉쇄까지 이어지진 않으며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현재 중동 노선에는 HMM(011200)의 컨테이너선 4척과 벌크선 1척이 운항하고 있다. 1만6000TEU급인 컨테이너선 4척은 이달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으며 3만DWT(중량톤수)급 벌크선 1척은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했다. HMM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안전 운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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