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이미 넘어갔다…'싸고 좋은' 승용차가 온다[中 전기차 공습]①
BYD코리아, 인력 늘리고 정부 인증 준비 중…이르면 3분기 출시
작년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 54%…BYD 진출에 국내 업계 긴장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전기 승용차 국내 출시를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 첫 전기 승용차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의 전기 승용차는 더이상 '싸구려'가 아니라 '싸고 좋은 차'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어 현대자동차·기아가 버티고 있는 국내서도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전기 승용차 판매를 위한 정부 인증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3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과 정부 인증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서 전기차를 팔기 위해서는 제조사는 주행가능거리와 에너지소비효율, 배터리 안전성 등 인증이 필수다.
인력도 늘리고 있다. 2016년 국내 진출한 BYD는 그동안 전기트럭, 전기버스, 전기지게차 등 상용차만 판매했다. 현재 서울과 인천에 사무소를 두고 2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말 사내 법무팀 인원을 확충한 데 이어 최근 수입차 업계 임원급 인사를 물색 중이다. 조인철 BMW그룹코리아 미니(MINI)총괄본부장이 BYD코리아로 이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3분기 BYD가 국내서 첫 전기 승용차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통상 정부 인증에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출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내 출시 첫 모델은 대표 수출 모델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가 유력하다.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호평을 받은 중형 세단 '실'과 소형 해치백 '돌핀'도 국내 상표를 출원한 만큼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
BYD 관계자는 "정부 인증 획득을 위해 준비 중"이라며 "구체적인 출시 시기와 모델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주요 시장 가운데 BYD가 진출하지 않은 곳은 미국과 한국뿐이다.
BYD가 전기 승용차 출시에 나선 것은 상용차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서 팔린 전기버스 2821대 중 1528대(54.2%)는 중국산이다. 처음으로 중국산 전기버스가 국산 전기버스 판매를 앞섰다. 저상버스 기준 4억~5억 원대인 국산보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1억원가량 저렴할 정도의 가격경쟁력이 무기다. BYD 전기버스는 수입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중국 업체 중 가장 많았다.
BYD 전기 승용차 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 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업체인 현대차는 BYD의 진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남양연구소에서 BYD의 아토3를 분해해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직접 제조해 낮은 비용과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싸구려라는 오명을 벗고 품질까지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본격 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아토3와 돌핀을 앞세워 1511대를 팔았다. 아이오닉5와 코나EV 등을 내놓은 현대차 판매량(492대)의 3배를 웃돈다. 동급 현대차보다 500만~1000만 원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 무덤'이라는 일본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였다.
BYD의 중국 외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24만2759대로, 전년(5만5656대)보다 4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이미 현대차의 전기차(EV) 판매량(26만8785대)에 육박한다. BYD는 2030년에는 해외에서만 15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Y가 잘 팔린 것은 테슬라라는 브랜드 때문"이라며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를 소비자가 얼마나 수용할지가 (BYD의 판매)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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