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했다 하면 잭팟…LIG, 공들인 중동시장 '천궁Ⅱ' 수출로 결실
사우디에 10개 포대 4.3조 규모 수출…UAE 이어 또 4조원대 계약
'정세 불안' 중동 방공체계 수요 늘어…추가 수출도 기대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IG넥스원(079550)이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3000억여원 규모의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2)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오랜 시간 공들인 중동 시장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2)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4조3398억원(32억달러)이다.
이번 천궁-Ⅱ 10개 포대의 사우디 수출은 2022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4조원대(35억달러)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의 답은 수출이라는 의지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전문인력 확보·양성과 전문조직 신설 등 투자를 이어왔다"며 "중동지역 국제 방산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자 노력했고 이번 수출계약을 통해 큰 결실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은 종교, 역사, 자원 등 요인으로 안보 정세가 복잡해 세계적으로 무기 수요가 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사우디는 2018~2022년 세계 무기 수입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1위 인도(1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과거 미국에 무기 수입을 의존했지만 2030년에 국방비 지출의 50%를 현지화한다는 '비전 2030' 아래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공급처도 다변화하고 있다. 2021년 미국 무기 수입비중은 80% 수준으로 줄었고, 사우디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기류 수출은 2019년 5100만달러에서 2022년 3억1600만달러로 늘었다.
최근 불안한 중동 정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우디는 인접국인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로켓, 탄도·순항미사일, 무인기·드론 등 공격 위협을 받고 있다. 2022년 2월 사우디 아브하 국제공항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10여명이 다친 바 있다.
LIG넥스원은 방공체계를 앞세워 중동 시장 공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사우디에서 열리고 있는 WDS에도 정밀 유도무기, 감시정찰 장비를 포함한 대공방어체계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중동 지역은 민감한 안보정세 특성상 방공무기 수요가 커 다른 국가들에 대한 추가 수출도 기대된다.
특히 현대로템과는 공동 부스를 꾸리고 중동 수출을 위한 방위산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현대로템의 무인지상차량 플랫폼에 LIG넥스원의 유형별 유도무기와 안티 드론 체계를 결합한 유무인복합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번 수출은 국내 방산업계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천궁-Ⅱ 1개 포대는 사격통제소와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차량 3대 등으로 구성되는데, LIG넥스원이 사격통제소와 미사일 및 체계종합을 담당하고, 한화시스템은 다기능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 제작을 맡는다. 이외 다수의 중견·중소기업이 협력업체로 참가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수출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유도무기 관련 기술파급 효과로 방산업계와 국가산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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