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찻잔 속 태풍 그치나…대기업 48.5%만 위원회 설치

리더스인덱스, 357개 기업의 ESG위원회 운영 여부 조사
전년보다 고작 15곳 늘어…위원회 개최 상반기 평균 1.9회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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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국내 대기업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부터 불기 시작한 ESG 경영 강화 바람이 '미풍'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57개 기업의 ESG위원회·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중 48.5%인 173개 기업만 해당 위원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새 15개 기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ESG위원회 활동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업 ESG위원회가 개최한 회의 수는 333회로 집계됐다. 한 곳당 1.9회에 불과하다.

ESG위원회 회의 상정 안건은 588건으로 조사됐다. 회의당 평균 2건 이하의 안건을 논의한 셈이다. 안건의 56%인 329건은 보고였다. 가결 필요 안건은 259건(44%)으로 절반이 채 안 됐다.

ESG위원회 설치 기업의 업종을 보면 100% 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지주사들과 통신 3사다. 이어 공기업(10곳 중 8곳), 식음료 업종(21곳 중 15곳) 순이었다.

설치 기업 중 ESG위원회 활동 위원은 모두 707명이다. 그중 76.7%인 542명이 사외이사들이었다. 나머지(165명)는 사내이사다.

ESG위원회 위원장은 155명이다. 위원장 중 143명은 사외이사다. 이 가운데 여성 위원장이 48명이다. 지난해(30명)보다 21.7% 늘었다.

오너 사내이사이면서 ESG위원회 위원장은 2명이다. 신창재 교보생명보험(073980) 회장과 김창수 F&F(383220) 회장이다.

사내이사가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기업은 △OCI홀딩스(010060) △금호타이어(073240) △농심(004370) △롯데렌탈(089860) △삼성중공업(010140) △삼양사(145990)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오뚜기(007310) △이랜드월드(035650) 등 12곳이다. 미래에셋생명보험(085620), 신영증권(00172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는 올해 사외이사들로 위원장을 교체했다.

ESG위원회 위원장들의 이력을 보면 현직 교수(61명)가 3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 출신(35명·22.6%), 재계(29명·18.7%), 법조(10명·6.5%) 순이었다.

500대 기업 ESG 위원회 운영 현황(리더스인덱스 제공)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