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내려 2조 넘게 주식 팔아도…삼성 세 모녀, 평가액 증가

500대기업 오너 일가 여성 분석…홍라희·이부진·이서현 각 1~3위
4위는 최태원 동생 최기원 '7800억'…LG·신세계·한미약품 모녀들 10위 내 포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0.19/뉴스1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가(家) 세 모녀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2조원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주식을 대거 처분한 이후에도 여전히 여성 주식 부호 순위 1~3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가뿐 아니라 상위 10위 안에는 상속 받은 지분으로 주식 부호가 된 LG·신세계·한미약품가 모녀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1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500대 기업 오너 일가 중 여성 주식 부호 417명 중 상위 50명의 주식 가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주식 가치 총액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24조1975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12일 종가(24조1275억원)와 비교하면 0.3% 증가했다. 삼성가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량매도를 하지 않았다면 여성 오너 일가의 주식 가치 총액은 26조366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3% 올랐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주식 부호 1~3위는 삼성가 세 모녀가 차지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블록딜을 통해 2조1689억원에 이르는 삼성전자(005930) 지분을 매각했지만 순위에는 영향이 없었다. 특히 상속세 마련을 위한 대량매도 이후에도 삼성가 세 모녀 주식 가치는 12일 기준 18조79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94억원(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라희 전 리움 삼성미술관장이 부동의 1위다. 삼성전자, 삼성생명보험(032830), 삼성물산(028260) 보유 지분의 가치가 7조3963억원에 달했다. 1년 전 보유 주식 가치(7조3202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2위는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대표이사)이다. 보유 주식 가치는 6조334억원으로 지난해(5조8885억원)보다 2.5% 증가했다. 3위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보유 지분 가치는 5조 3669억원으로 지난해 5조1516억원 비해 4.2%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같은 기간 보유 주식 가치가 14.2%(1306억원) 감소한 7876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LG가에서도 세 모녀 중 2명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등 상위권에 포진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보유한 LG의 지분은 각각 4.20%, 2.92%, 0.72%로 세 모녀의 지분가치는 9419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영식 여사의 주식 가치가 5060억원으로 5위다. 구연경 대표의 주식 가치는 3498억원으로 8위다. 구연수씨는 860억원으로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004170) 총괄사장 모녀의 지분 가치는 7475억원으로 각각 7위, 6위에 올랐다. 다만 지난해(1조621억원)와 비교해 2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2020년 이후부터 장내 매수와 어머니로부터 증여를 통해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 최대 주주가 됐다. 지분 가치는 3929억원으로 6위다. 이명희 회장은 보유 주식 가치 3545억원으로 7위다.

송영숙 한미약품(128940) 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008930) 사장 모녀가 각각 9위, 10위를 차지했다. 이들 모녀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가치는 5870억원이다. 지난해(4747억원)에 비해 2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2일 장 마감 후 OCI홀딩스(010060)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와 현물출자,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향후 두 그룹의 통합이 완료되면 두 모녀의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이 줄어드는 대신 OCI홀딩스 지분이 각각 1.7%, 8.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12일 종가 기준 여성 주식 부호 순위(리더스인덱스 제공)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