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대한항공 타지"…LCC 동남아 티켓 싸지도 않네

올해 FSC·LCC 여객 비중 격차, 상반기 4%p←하반기 1.2%p
1월 인천~나트랑 노선, 티웨이가 대한항공보다 비싸기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국내 저비용항공사 여객기들이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2022.5.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초등학생 자녀의 겨울방학 기간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인 A씨는 최근 항공권 가격을 알아보다 놀랐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 당연히 저비용항공사(LCC)가 저렴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별 차이가 없어서다. 수하물 비용이나 기내식 등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대형항공사(FSC)가 더 저렴했다. A씨는 "여러 프로모션을 통해 최저가라고 광고하더니 그 티켓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 가격이면 굳이 LCC를 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해외여행 수요가 이어지면서 LCC 항공권 가격도 상승세다. 동남아와 일본 등 일부 중·단거리 노선은 LCC와 FSC 항공권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제선 이용객은 6136만5654명이다. 이 가운데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은 전체의 69%인 4232만6103명이다.

국적기 이용객은 규모별로 △FSC 2063만3499명 △LCC는 2169만2604명이다. 그 비중은 각각 48.7%, 51.3%로 LCC가 조금 더 많았다.

집계 기준을 반기로 나누면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상반기까지는 LCC가 우세했고, 하반기 들어서는 FSC를 찾는 승객이 늘었다.

올해 1~6월 국적 FSC 이용객은 986만9996명(48%), LCC 이용객은 1068만1498명(52%)이다. 항공사별 비중은 △대한항공(003490) 29.2% △아시아나항공(020560) 18.8% △제주항공(089590) 16.3% △티웨이항공(091810) 11.9% △진에어(272450) 11.1% 등 순으로 집계됐다.

7월부터 11월까지 이용객은 FSC와 LCC 각각 1076만3503명, 1101만1106명으로 나타났다. 이용객 비중은 FSC 49.4%, LCC 50.6%로 격차는 상반기 4%포인트(p)에서 1.2%p로 줄었다.

항공사별 비중은 대한항공 30%, 아시아나항공 19.4%, 제주항공 15.1%, 티웨이항공 11.3%, 진에어 10.2% 순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보다 대한항공(0.8%p)과 아시아나항공(0.6%p) 등 FSC 여객 비중은 상승했고, 제주항공(-1.2%p), 티웨이항공(-0.6%p), 진에어(-0.9%p) 등 LCC는 줄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하반기 들어 FSC 이용객 비중이 증가한 것은 가격 차이 축소로 풀이된다. 통상 LCC는 FSC보다 가격이 저렴해 기내식 등 서비스가 다소 적어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화로 폭발한 여행 수요가 여전히 줄지 않으면서 LCC 가격도 점차 치솟았다. 기내식과 위탁 수하물 등 제공 서비스를 고려하면 가격 역전 현상도 발생한다. 그 결과, FSC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여기에 LCC의 잦은 지연 등 소비자 불편도 FSC를 선택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겨울방학 성수기인 1월 중 FSC와 LCC의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니 오히려 LCC가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1월10~17일 일정으로 인천~베트남 나트랑 노선을 검색한 결과, 항공권 가격(일반석·무료 위탁수하물 기준)은 103만원으로 나왔다. 같은 일정으로 티웨이항공은 113만5940원으로 책정됐다. 같은 일정으로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69만원, 83만원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운항)은 81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 시기 예약률 등 여러 변수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달라진다"며 "여객의 상황에 따라 (기내식과 수하물 등) 추가 선택 그리고 다수의 항공사가 취항하는 경우면 (FSC가) 무조건 더 비싸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