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조' 대어 HMM 본입찰 하루앞…"헐값 매각 안돼" 유찰 가능성

LX 본입찰 사실상 포기…하림·동원, 외부 자금 적극 활용
"해운업, 본격 하강 국면…최대 국적 선사, 경쟁력 유지 시험대"

HMM 플래티넘호가 화물을 싣고 있다. (HMM 제공) 2021.9.7/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HMM(011200)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찰 우려는 여전하다.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기존 계획대로 HMM 보유 주식을 모두 팔기로 해서다. HMM 몸값 역시 떨어지지 않아 인수 후보자의 '적정가' 제시 여부도 관심사다. 산은은 헐값에 HMM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HMM 23일 본입찰…하림·동원 '2파전' 압축 가능성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은 23일 HMM 매각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자는 지난 9월 입찰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하림·동원·LX그룹이다. 이들 세 그룹은 지난 9월부터 이달 초까지 본입찰을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HMM 본입찰은 시간이 흐르면서 하림과 동원 양자대결로 흐르는 분위기다. LX는 해운업 불황 등을 이유로 불참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 참가해도 최소 금액 제시 등 형식적인 모습일 것으로 보인다. LX는 인수 후보 가운데 현금성 자산 등 자금력이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은 곳이다.

하림과 동원은 자금조달 큰 그림은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은 그룹 해운 계열사 팬오션(028670)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 팬오션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고 선박 자산 유동화, 영구채 발행 등의 방법이 시장에서 거론된다. 여기에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도 힘을 보탠다. JKL파트너스를 통해 3조원의 자기자본에 인수 금융 3조5000억원 등 최대 6조500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은 동원산업 유상증자,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전환사채 발행 등이 주된 방안으로 꼽힌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약 3조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항만 하역과 물류·운송 부문에서 1조원 매출을 올린 동원로엑스를 HMM 인수 주체로 내세울 전망이다.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 컨테이너.(뉴스1 DB) 2021.12.21/뉴스1

◇매각가 최소 6조원…하림·동원, 자력 조달 불가 "HMM 경쟁력 유지 우려"

하림과 동원 모두 자력으로 HMM 인수는 불가능하다. 외부 자금을 조 단위로 끌어와야 시장이 예상하는 최소 입찰가를 맞출 수 있다.

HMM 매각가는 최소 6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보유한 주식 3억9879만156주를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현재 HMM 시가총액은 약 11조원이다. 매각 주식 가격만 6조원 이상이며,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더하면 7조원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본입찰이 유찰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감사원이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감사를 진행했다"며 "주식 매각 가격만 6조원 이상인 HMM을 헐값에 팔기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떼돈을 벌었던 해운업이 이제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해운업 공급 과잉 해소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려 (불황이) 오래갈 텐데 새우가 고래를 삼키면 최대 국적 해운사의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