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수출 선도 한화에어로…그룹 역량 끌어모아 ADEX 세일즈

[K방산 세계로]3사 합병 후 첫 ADEX …국내외 고객 세일즈 총력
자주포, 유도무기, 장갑차 등 수출 '잿팍'…우주수송 사업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전시장 입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폴란드명 호마르-K, 오른쪽)가 미국 하이마스 폴란드형과 나란히 전시됐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K9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천무 다연장로켓 등 뛰어난 성능을 갖춘 무기체계로 K-방산 수출에 앞장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17일부터 나흘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2023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3)에서 방산 계열사들 모든 역량을 끌어모아 총력적인 세일즈에 나선다.

유럽, 중동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무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 역량 등을 바탕으로 ADEX를 찾는 국내외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 올해 4월 한화 방산부문 등 3사 합병 이후 처음으로 ADEX에 참가한다. 규모를 키우면서 항공·우주·방산을 아우르는 '글로벌 초일류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K9, 천무 수출 최전선 활약…다목적무인차량·장갑차 수출도 기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방산의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군비를 확장하고 있는 폴란드와 체결한 K9 자주포,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의 수출 계약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K9 자주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9개국이 운용 중이며, 수출시장 점유율 50%를 넘긴 베스트셀러다. 폴란드와 예정된 계약 물량이 원활하게 수출되면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현지 법인과 지사를 거점으로 수출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추가 설립한 유럽법인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해 현지 협상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는 K9, 천무 2차 수출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폴란드산 122㎜ 로켓탄을 천무 발사대에서 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지난달 폴란드 국제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체결한 바 있다. 폴란드의 금융 조달 물꼬가 트여 2차 계약을 진행하고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게 되면 폴란드 외 제3국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과 호주에도 가동 중인 현지 법인을 통해 K9, 천무 등 기존 수출 무기의 진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첨단 기술을 집약한 보병전투장갑차(IFV), 군용무인차량 솔루션으로 추가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미래형 궤도장갑차인 '레드백'을 앞세워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장갑차(IFV)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인 레드백은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됐다. 통상 국내 군의 소요에 맞춰 개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이번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중인 H-ACE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인 AS10을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방산 분야의 무인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내 첫 민군 기술협력 사업으로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인 '아리온스멧'(Arion-SMET)은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 대상 장비로 선정 후 해외비교성능시험(FCT)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2월 초부터 3주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 섬 해병대 훈련장에서 아리온스멧에 대한 본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리온스멧은 물자운반, 환자후송, 감시정찰, 원격수색, 근접전투 등 임무를 수행하며, 전기충전 방식으로 1회 충전시 10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또한 1.1㎞ 이내에서 리모컨으로 동작하는 원격주행과 사람이나 차량을 따라가는 종속주행, 장애물 회피 등을 포함한 반자율주행을 할 수 있으며 통신 두절 시 자율복귀 기능도 지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야지 자율주행과 같은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근 카이스트와 한양대에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우주산업도 박차…누리호 발사 넘어 우주수송 상업화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산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의 총괄 주관 제작자로 선정돼 3차 발사를 참관하고 2027년까지 누리호 발사를 주관해 총 3차례에 걸쳐 우주기술 검증과 지상 관측 등의 임무 수행용 실용위성을 쏘아 올린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 초기 단계부터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액체로켓 엔진, 터보펌프와 각종 밸브류 제작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인공위성과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 방산까지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이뿐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과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을 생산한다. 해군 군용 함정에 들어가는 LM2500 등의 가스터빈 엔진도 생산할 만큼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위상을 갖고 있다.

특히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 사업의 항공기 엔진 통합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GE와의 기술협약을 통해 엔진부품과 주요 부품의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보라매·수리온 개발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은 방위력을 강화시키고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및 기술력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미래에는 독자엔진을 개발해 전투기와 무인 전투기 시장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