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악재에 원가부담 '설상가상'…석화업계 3분기도 '적자'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에 국제유가 폭등 겹쳐…에틸렌 스프레드 수익성도 '바닥'
LG화학 1500억·롯데케미칼 450억 영업손실 전망…배터리소재 등 다각화 추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롯데케미칼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과 국제유가 폭등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대표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여전히 바닥권에서 맴돌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 역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업들은 배터리소재로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치는 등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LG화학(051910) 석유화학 부문의 3분기 영업손실은 1487억원으로 추정됐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올해 석유화학 부문 내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NCC(나프타 분해시설)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올해 여수 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공급을 줄이는 초강수를 뒀다.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은 공급과잉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까지 더해 기업의 실적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은 국내 기업엔 최악의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올해 7월 누적 기준 96억9463만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한 수치다. 전체 수출에서 40%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 수출 부진은 만회가 불가능한 상태다.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 급등이란 악재가 추가됐다. 석유화학의 원가를 결정하는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 5월 배럴당 70달러에서 90달러선으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익성 반등에 악재다. 석유화학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스프레드는 △7월 176달러 △8월 157달러 △9월 141달러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국제유가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KB증권은 3분기 영업손실을 443억원으로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 역시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을 397억원으로 전년 동기(1197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권은 "유가 안정은 화학 시황 개선을 위해 필수"라며 "에틸렌 가격이 상승해도 고유가가 지속하면 스프레드 개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중국 화유그룹이 모로코 LFP 양극재 합작공장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LG화학 제공)

중국 공장 가동률도 변수다.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형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에틸렌 평균 가동률은 지난 2019년 92%에서 현재 85%로 떨어졌다. 범용 플라스틱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가동률 역시 각각 82%, 80%로 2019년 평균치 87%, 90%를 하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시황 반등 시기에 공장 가동을 늘리면 공급과잉이 재발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사업 다변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를 강화하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체력을 비축하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양극재 등 첨단소재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모로코에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공장을 짓는 계획을 발표했다.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생산하는 청주·오창 공장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석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탈탄소 정책에 따라 친환경과 배터리 소재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며 "석유화학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는 당분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