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안풀리는 플라이강원 매각…'제2의 이스타' 가능할까

플라이강원, 우선협상자 선정 지지부진에 공개매각으로 전환
운항 중단에 면허 정지까지 악재 계속…"이스타와는 달라" 지적도

플라이강원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강원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출범한 플라이강원의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공개매각으로 전환해 인수자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이스타항공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플라이강원이 '제2의 이스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법원에 기업 조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공개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간 플라이강원은 기업회생절차 개시 후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하며 공개매각으로 전환하게 됐다.

스토킹호스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사전계약을 맺고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매각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스타항공의 전 주인인 성정이 이 같은 방식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그룹을 제치고 최종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새 주인을 찾아 경영을 안정화하고 다시 비행기를 띄우겠다는 플라이강원의 계획은 사실상 실패했다.

지난 5월3일부터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5월20일에는 국내선도 중단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JK위더스와 1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JK위더스 측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최종 무산됐다.

그사이 보유하고 있던 3대의 항공기 중 A330-200과 B737-800을 리스비 연체 문제로 반납했으며 7월19일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이 정지됐다.

AOC는 항공사가 정부로부터 기준에 따라 항공기를 안전하게 띄울 수 있는지를 확인받는 일종의 안전면허로 현행 항공법상 항공사가 60일 이상 비행에 나서지 못하면 효력이 정지된다. 이스타항공은 2020년 운항 중단 후 재개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현재 임직원 대부분이 무급 휴직상태며 운항 중단으로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해서는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이 희소성이 높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보유했고 몸집이 작은 만큼 상대적으로 인수 비용이 적다는 점을 들어 수요자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가 신규 운송사업면허를 발급한 것은 2019년 코로나19 유행 직전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가 마지막이다. 인수대금은 3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정상화를 위해 투입될 비용을 고려하면 총 1000억원 안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항공업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한화그룹은 선을 그은 상태다. 한화그룹은 항공기 엔진·부품을 제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유통·호텔·리조트 분야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이유에서 항공사 인수설에 단골로 등장한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2017년 에어로케이에 160억원을 투자했으나 에어로케이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지 못하며 지분을 매각했다.

다만 플라이강원을 이스타항공의 사례와 같은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슷한 전철을 밟았지만 이스타항공은 2009년부터 일본·중국·동남아 등 다양한 국제선에 취항했고 20대 이상의 기단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반면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와 맞물리며 정상적인 운항이 어려웠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