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싼타페, 이름 따온 그 도시서 첫 공개…"美 100만대 판매"

현대차,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서 국내외 미디어 상대로 실차 첫 공개
최대 시장 미국 겨냥…"아웃도어 편의성 높이고 가격 인상은 합리적 수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신형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 중인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부사장.(현대차 제공)ⓒ 뉴스1

(샌타페이·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5세대 신형 싼타페를 앞세워 미국과 국내 등 주요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동급 최고 수준의 상품성으로 현대차의 미국 연간 판매량 100만대 시대를 열 선봉장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싼타페의 최대 시장은 미국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2000년 첫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싼타페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565만4076대다. 이 가운데 미국 판매량은 217만2596대다.

최근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 싼타페 판매 비중은 전체 12만2906대의 절반에 가까운 49.8%(6만1313대)다. 현대차의 올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 판매 목표치는 104만대다. 지난해 94만9000대 대비 9.6%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미국서 처음 공개한 것도 미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첫 선을 보인 신형 싼타페.ⓒ 뉴스1 이동희 기자

◇이름 따온 샌타페이서 직접 최초 공개…도심서 벗어나 아웃도어로

현대차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Santa Fe)에서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열고 국내외 일부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형 싼타페 실차를 처음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8~9일 파주서 실차를 선보였고, 일반 대중에게는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월드 프리미어 영상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날 출시로 16일부터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전 예약은 12일부터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과 유럽 지역은 2024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싼타페의 이름은 미국 뉴멕시코주의 주도 샌타페이에서 유래했다. 미국 동서를 잇는 66번 국도(Route 66)가 지나는 샌타페이는 서부 개척 시대의 주요 통로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장소다. 도심에서 벗어나 길게 뻗은 도로를 달리며 여유로운 낭만을 즐긴다는 의미와 현대차가 강조하는 도전 정신과도 닿아 있어 이름을 싼타페로 지었다는 후문이다.

미국 현지에서 마주한 신형 싼타페는 아웃도어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현대차는 2000년 출시한 1세대 싼타페가 도심형 SUV를 개척했다면, 5세대 싼타페는 도심과 자연에서 모두 만끽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를 '경계를 허물다'(cross the line)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웃도어 성격을 강조하듯 신형 싼타페 오프로드 모델인 '싼타페 XRT'도 현지에 전시했다.

◇골프백 가로로 들어갈 정도의 테일게이트…"아웃도어 편의성 높여"

가장 눈에 띄는 점은 4세대보다 더 커진 크기다. 차 길이(전장)는 5미터에 가까운 4830㎜로 직전 세대보다 45㎜ 커졌고, 휠베이스(축간 거리)도 50㎜ 늘어난 2815㎜다. 이는 플래그십 SUV인 팰리세이드(전장 4995㎜·휠베이스 2900㎜)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다.

SUV 뒷문을 의미하는 테일게이트는 팰리세이드보다 더 커 보였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의 테일게이트는 가로 1275㎜ 높이 812㎜로 동급 최고 수준인 725L다. 골프 캐디백을 가로로 실을 수 있는 폭이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은 "테일게이트를 크게 만들어 아웃도어 활동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외신 기자들도 아웃도어 스타일을 겨냥한 영리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Autocar)의 한 기자는 "멀리서 봐도 현대차의 정체성을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루프랙 손잡이(그랩 핸들)와 테일게이트 등 실용적인 디테일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전면부는 높은 후드와 H 라이트, 날렵한 휀더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측면 C필러에 루프랙 이용을 돕는 '그랩 핸들'을 적용하는 등 차량 곳곳에 실용성을 살리는 설계로 눈길을 끌었다.

테일게이트에서 바라본 신형 싼타페 실내. ⓒ 뉴스1 이동희 기자

◇동급 최고 실내 공간…"가격 인상 합리적 수준일 것"

강인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패밀리 SUV 정체성을 강화했다. 길어진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했다. UV-C 살균 멀티트레이와 스마트폰 듀얼 무선충전 등 첨단 사양과 1열과 2열 어디서든 열 수 있는 양방향 멀티 콘솔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12.3인치 크기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컵홀더도 12개나 뒀다.

이상엽 부사장은 "지난 25년간 8개국 15개 브랜드에서 일했지만, 현대차의 최고 장점 중 하나가 공간을 빼는 것"이라며 "신형 싼타페는 중형 SUV지만 대형 SUV 인테리어 공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및 후방 모니터 등 안전 사양과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대거 탑재했다.

지난 8~9일 경기도 파주서 전시한 신형 싼타페.ⓒ 뉴스1 이동희 기자

국내 출시 파워트레인은 2.5 터보 가솔린 엔진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등 두 종류로 출시된다. 2.5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281마력과 최대 토크 43㎏f·m, 복합 연비 L당 11㎞ 성능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235마력 최대 토크 37.4㎏f·m의 성능을 갖췄고, 연비는 정부 인증 완료 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대 관심사인 가격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 중으로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상품성 개선과 5년 만의 완전 변경(풀체인지) 등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이상엽 부사장은 "가격 결정은 영업에서 할 것"이라면서도 "싼타페는 중산층이 타는 차기 때문에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