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1분기 '실적쇼크'에도 수주잔고 1등…"하반기에 웃는다"

수주잔고 25조로 8~9년치 일감 확보…신규 수주도 K방산 중 '최고'
하반기 폴란드 FA-50 공급으로 8000억 매출…내년 KF-21 등 수주 전망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1호기./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방산업체들이 1분기 나란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며 웃지 못했다. 하지만 KAI(047810)는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25조원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느긋한 분위기다. 막대한 수주 실적은 폴란드향(向) FA-50 공급이 이뤄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385.1%, LIG넥스원(079550) 35.1%, 현대로템(064350) 35% 등 3사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KAI는 1분기 영업이익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6% 줄었다. 증권업계의 1분기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445억원보다 56%나 낮은 '어닝 쇼크'다.

다만 수주잔고는 KAI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KAI의 1분기 말 기준 25조537억원으로, KAI의 지난해 매출 기준 8~9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 19조927억원, LIG넥스원 11조8216억원, 현대로템(방산) 5조5017억원 순으로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4개사의 수주잔고 합계는 61조4742억원이다.

1분기 신규 수주도 제일 많다. KAI는 1분기 1조3775억원 규모의 계약을 새로 따냈다.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 규모의 FA-50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 수주잔고 확대를 이끌었다. 현대로템(방산)과 LIG넥스원은 1분기 각각 3814억원, 752억원을 수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르면 다음주 1분기 수주 규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KAI가 높은 수주 성적에도 예상치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공급 일정에 일시적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었던 이라크 기지재건 공사(814억원)가 순연되고, 공군 TA-50 2차 사업(318억원)도 계약이 수정되며 3분기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매출 1132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못했다.

업계에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FA-50을 폴란드에 3분기 4대, 4분기 8대 등 총 12대 공급하면서 8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엔 태국에 고등훈련기 2대도 납품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폴란드와 계약한 FA-50 48대 중 나머지 36대와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 공급을 준비한다. 또 20조~25조원 규모의 미 공군·해군 훈련기 및 전술입문기 사업 참여와 4조원 규모의 KF-21 양산 계약도 준비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기는 사용연한이 길고 판매 이후 후속 지원 관련 매출이 초도 판매 비용보다 크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T-50 계열 판매가 꾸준히 확대돼 왔고 미국 등 추가 수출프로젝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 가시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