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北무인기 시속 90㎞로 쫓아 그물로 잡았다…한화시스템 안티드론

2m 크기 무인기, 고도 300~800m 상공서 그물 포획 '시연' 성공

안티드론 시스템이 불법·위협 드론의 크기·무게 등을 판별, 포획 후그물에 설치된 낙하산으로 이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모습.(한화시스템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한화시스템(272210)이 지난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와 비슷한 크기의 드론 탐지·포획 시험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8일 경기 화성 드론 전용비행시험장, 육군보병학교 장성종합훈련장에서 진행한 불법 드론 탐지·추적 포획 '안티드론'(Anti-drone)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한회시스템은 자사 열상감시장비(TAS-815K 성능개선형 모델)와 미국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드론 방어 시스템을 통해 레이다 반사면적(RCS) 0.03㎡인 고정익 무인기를 3㎞ 밖에서 탐지하고, 고도 300~800m 상공에서 비행하는 무인기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시연에 사용된 위협 드론은 날개 전장 기준 2m급으로, 지난해 12월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와 크기가 유사하다. 드론 방어 시스템은 현장에서 최고 속도 90㎞/h 움직임으로, 수십여 차례 검증에서 포획률 90% 이상을 기록했다.

안티드론 시스템은 드론을 직접 파괴하거나 포획하는 '하드킬(hard kill)'과 전파방해·마비 등으로 기능을 잃게 하는 '소프트킬(soft kill)'로 나뉜다. 도심 상공에 출현한 드론을 격추할 경우 파편·유탄 등으로 민간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드론 재밍(Jamming·전파교란)은 GPS를 사용하는 민항기 안전 및 주변 전자기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주요시설, 인구 밀집지역의 안전사고를 막고, 표적 드론 원형을 그대로 수거할 수 있는 '그물 포획형' 드론 방어 시스템을 보유한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에 지난달 투자했다.

한화시스템은 여기에 자체 전자광학(EO)·적외선(IR) 드론 전용센서 기술력을 결합하고 이를 통합 운용한다. 한화시스템은 '통합 드론 감시·방어 시스템'의 광역화를 위해 표적 추적 정확도와 탐지거리를 높이는 최첨단 AESA레이다 기술을 연동·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레이다 반사율과 기체발열이 극히 낮은 소형 무인기는 초저속으로 저공비행하는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것과 같다"며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다기능 레이다와 세계 최고 안티드론 기술을 결합해 무인기 침투에 대한 국가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