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 퍼진 광고업계…인수합병으로 '디지털' 광고 선점한다

경기침체로 기업 브랜드 캠페인 줄지만 판매 직결 디지털 광고는 꾸준
지난해 실적으로 현금 '두둑'…소셜 대행업체 등 인수·지분투자 예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광고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돌파 카드로 디지털 관련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예고했다. 올해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브랜드 캠페인 축소 움직임 속에서도 판매 증진과 직결되는 디지털 마케팅엔 돈을 풀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확보한 넉넉한 현금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원천이다.

12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이달 광고경기전망지수(KAI·Korea Advertising Index)는 전년 동기 대비 96.4다.

KAI는 매월 국내 560여개 광고주에게 광고지출 증감 여부를 물어 응답값을 지수화한 자료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광고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사업체가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올해 기업들은 경기침체를 이유로 마케팅 비용 축소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KAI 수치는 102.8이다. 지난 2월 99로 하락했고 이달 들어 추가로 낮아졌다.

광고업계 실적 위기감은 광고주의 마케팅 비용 축소로 커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제일기획(030000)·이노션(214320)의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지난달 삼성증권은 제일기획의 목표 주가를 3만1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의 이노션의 목표 주가는 7만1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향됐다.

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주들은 장기화하는 경기침체를 대비해 마케팅 예산을 지난해 4분기부터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상반기에 예산 집행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광고업계는 디지털 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등 적극적인 투자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로 했다. 브랜드 캠페인보단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분야 광고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은 4분기 실적 발표 후 올해 계획으로 인수합병과 디지털 신사업 기회 발굴이라고 밝혔다.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을 전년 대비 5% 상향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이노션도 C(Creative & Contents)·D(Digital & Data)·M(Meta& Mobility) 역량 강화뿐 아니라 인수합병 기회 검토를 전략으로 내놨다.

이미 디지털 분야는 광고사 실적 절반을 책임지는 주력 사업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사몰·이커머스를 통한 광고 집행을 늘리는 추세다. 제일기획의 지난해 매출총이익(1조5383억원) 중 디지털 실적 비중은 53%에 달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노션은 디지털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상반기 중 미디어랩과 소셜미디어 대행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며 "소셜 대행업체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 모두 지난해 안정적인 실적에 힘입어 투자에 필요한 현금은 넉넉하다. 제일기획 현금성자산은 5411억원으로 전년(5043억원) 대비 7.2% 늘었다. 이노션도 같은 기간 4809억원에서 15% 증가한 5536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계열·비계열 광고 물량이 크게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적인 성장은 국내외 디지털 관련 업체 M&A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