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상원은 '트럼프 충성파' 고개저었다…반도체업계 안도

정통보수파 존 슌 의원 원내대표 선출…트럼프 2기서 독립성 확보 기대
트럼프 라인 스콧, 13표 그쳐…"슌도 2년전 칩스법 반대, 불확실성 여전"

존 슌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이 지난 9월 28일 미 의회에 등원하고 있다. 2024.9.2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親) 트럼프파인 릭 스콧 의원(플로리다)이 낙선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1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열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서 존 슌 의원(사우스다코타)이 당선됐다.

슌 의원은 1차 투표에서 25표를 얻었으며 2차 투표에서는 29표를 얻어 존 코닌 의원(텍사스, 24표)을 꺾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원내대표의 뒤를 잇게 된 슌 의원은 공화당의 정통 보수주의자로 평가된다. 매코널 원내대표와 트럼프 당선인 간 여러 차례 의견 충돌이 있었던 만큼 성향이 비슷한 슌 의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어느 정도 독립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릭 스콧 의원(플로리다)은 1차 투표에서 13표를 얻는 데 그쳤다. 친트럼프 라인에 대한 공화당의 견제 움직임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지 선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스콧 의원이 낙선하면서 반도체 업계는 최악은 피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의회조차 트럼프 당선인의 입김에 전적으로 휘둘릴 경우 칩스법 개정 또는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원 53석을 확보했고, 하원에서도 과반 의석을 얻은 상황이어서 스콧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될 우려가 있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공화당이 친트럼프 인사에 선을 그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칩스법 개정이나 보조금 축소를 밀어붙일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로 공화당 상원은 아직까진 트럼프 충성파가 휘저을 수 있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슌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맡게 됐지만 칩스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슌 의원은 지난 2022년 칩스법 도입 당시 "정부 지출이 너무 많아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반도체 업계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남은 임기 안에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기업과의 보조금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 등 일부 업체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삼성전자와 인텔은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