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말쯤 엔비디아에 HBM3 공급…"기다려라 SK"

고대역폭메모리 고객사 공급 본격화…'1위 SK하이닉스' 구도 깰 듯
"내년 HBM 캐파 2.5배 확대할 것"…HBM3e·4 등 차세대 제품도 출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오랜 기간 얼어붙었던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HBM3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말, 내년 초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를 엔비디아 등에 본격적으로 공급할 전망이다. 다음 세대인 HBM3e도 양산화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쟁사(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던 HBM3 시장에 삼성전자가 진입하고 올 연말과 내년 초에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의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HBM3e 양산화를 위한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고 HBM 캐파(생산능력)도 현재보다 2배 이상 급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사실상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전체 HBM 시장에서 5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삼성을 앞서 있다. 이에 올해 3분기 전체 D램 시장(매출 기준)에서는 'HBM 효과'로 34.3%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삼성전자(38.9%)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엔비디아 등 고객사 공급을 늘리며 HBM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각각 47~49% 수준으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HBM의) 공급 역량은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공급에 대해 협의했고 4분기엔 고객사 확대를 통해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BM3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 상반기엔 HBM 시장에서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 HBM3e를 양산하고 그 다음해 큰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HBM4를 선보일 예정이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부사장)은 "HBM4를 2025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해당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고온 열특성에 최적화된 기술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한파로 고전하고 있지만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 3분기 DS(반도체)부문은 3조7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전 분기(4조3600억원)보다 6100억원 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S부문은 올해 4분기 7680억원의 영업손실이 나고 내년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또 내년 한 해 DS에서만 16조원의 영업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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