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통큰' 中企 지원…"스마트공장으로 상생협력 만든다"
'동행 철학'따라 2015년부터 中企 스마트공장 지원
스마트공장 지원 기업, 매출 24%·고용 26%↑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충남 아산에 위치한 비데업체 '에이스라이프'는 2년 전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에서 비데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주문이 폭주하는 상황을 맞았다. 쏟아지는 주문에 비해 생산량이 미치지 못해 해외 거래처들을 잃을 상황이 되자 삼성전자에 SOS를 보냈다. 삼성전자가 구축을 지원한 스마트공장을 통해 단 10주 만에 비데 1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60초에서 38초로 대폭 단축했다. 그 결과 생산량은 월 2만대에서 월 4만2000대로 두 배 이상 높아졌고 일본과 미국 아마존 등에 진출하게 됐다.
#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1997년 설립된 '동아플레이팅'은 뿌리산업이라고 불리는 도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그동안 사업이 점차 커지면서 시스템 구축 문제가 발생했고, 고용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문제를 풀어준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00개의 개선 과제를 발굴해 대표, 직원들과 현장을 혁신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37% 높이고, 자재 투입부터 완성품이 나오는데 걸리는 제조 리드타임을 120분에서 90분으로 단축했다. 불량률은 77% 감소했다. 고용 문제도 해소돼 20~30대 직원이 70%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상생 프로그램인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품질 경쟁력과 생산성 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톡톡히 해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철학에 따라 중소·중견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모든 중소·중견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해 운영에 나섰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정기 조직 개편에서 '스마트공장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지난 2015년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스마트공장 지원 T/F'를 격상한 조직이다. 제조현장 혁신과 공장운영 시스템, 제조 자동화 등의 분야에서 총 200여명의 사내 전문가를 선발해 기업별 상황에 맞춰 노하우를 전수한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현장 혁신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외 판로개척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애로기술 지원 △스마트365센터 운영을 통한 스마트공장 유지 관리와 고도화 등을 통해 해당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자생력 확보를 돕는다. 지원이 완료된 후에도 '스마트365센터' 운영을 통한 사후관리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한 중소기업 스마트공장만 총 2800여개에 달한다. 올해 지원받을 업체를 포함하면 3000개사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앞서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방역 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질 때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마스크 △PCR 진단키트 △LDS 주사기 △자가진단키트와 같은 물품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대·중소기업 상생형(삼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성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도입하지 않은 기업과 비교해 △매출액이 23.7% △고용은 26.0% △R&D 투자는 36.8% 높았다.
특히 2018년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의 매출액은 도입 1년 후 19.1%, 도입 2년 후 23.9% 더 성장해 시간이 지날수록 도입효과가 향상됐다.
윤위상 KBIZ중소기업연구소장은 "스마트공장은 혁신활동을 통한 경영성과에도 기여했다"며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은 제조 현장 노하우의 스필오버가 가장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종별 대기업의 참여 확대가 뒷받침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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