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 승부수도 안 통하네'…신흥 브랜드 돌풍에 컨버스, 적자폭 두배

'가성비·빈티지→기능성' 트렌드 변화…소비자 외면
'호카·온러닝·살로몬' 신발 브랜드 '봇물'…경쟁 치열

(컨버스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운동화 브랜드 컨버스가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에도 저조한 실적을 거두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6월 1일~2024년 5월 31일 기준 컨버스의 매출액은 747억 원으로 전년(2022년 6월 1일~2023년 5월 31일) 845억 원 대비 13.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컨버스는 2021년 6월 1일~2022년 5월 31일 1년간 매출액이 928억 원으로 1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845억 원(2022~2023년), 747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2021~2022년 92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영업손실 21억 원으로 들어서며 적자 전환했다.

컨버스는 코로나19 기간 2021~2022년 보복 소비와 Y2K 패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척 테일러 올스타 코어' 제품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인기몰이했다. 척 테일러 올스타 코어는 2021~2023년 3년 연속 ABC마트 온·오프라인 신발 판매량 1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얇은 고무 밑창으로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인 컨버스는 데일리룩, 교복룩 등 다양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는 데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빈티지와 가성비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최근 호카, 살로몬, 온러닝 등 신흥 운동화 브랜드 성장 속에 투박한 러닝화가 인기를 끌면서 기성 브랜드인 컨버스는 인기가 꺾였다.

최근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헬시 디깅' 열풍도 컨버스가 소비자 외면을 받는 데 한몫했다. 딱딱하고 얇은 밑창이 발 불편함을 초래하면서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지속적인 가격 인상으로 더이상 가성비가 크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 현재 척테일러 라인은 6만 9000원~14만 5000원대다.

컨버스 수요 감소 현상은 신제품뿐만 아니라 중고 제품 거래에서도 나타난다.

번개장터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중고 스니커즈 트렌드에 따르면 스위스 러닝화 브랜드 온러닝은 거래 건수와 검색량이 각각 전년 대비 약 700%, 1062% 증가했다. 기능성 러닝화를 선보이는 호카의 거래 건수와 검색량은 각각 약 37%, 57%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착용감과 기능성을 고려한 신발 수요가 늘면서 이를 겨냥한 새 브랜드와 제품이 대거 등장하는 추세"라며 "기존 브랜드 역시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