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면세점 특정업체 쏠림현상…"다음 입찰 전 생존 걱정"

중소중견 사업권 입찰때 시장점유율 기준은 없어
사회환원서 점수 올려도 역부족…"프로모션 확대도 한계"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8.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소·중견 면세점 업계에서 1위와 나머지 업체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특정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기면서 다른 업체들 사이에선 '다음 입찰까지 생존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8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달 27일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신규 특허를 경복궁면세점에 승인했다. 경복궁면세점은 향후 10년간 국제선 출국장에서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게 된다.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는 해당 면세점 사업자 후보로 경복궁면세점과 시티플러스가 올라온 가운데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 경복궁면세점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전체 면세점 운영권 중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준다. 대기업 비율은 60% 미만으로 제한된다.

김해공항 출국장 해당 면세점은 연간 매출 규모가 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취급 품목이 알짜인 주류·담배이고 올해 지방공항 중 국제선 이용객 100만 명 돌파 스타트를 김해공항이 끊는 등 이용객이 증가세라 실제로는 800억 원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중소·중견면세점 중 선두인 경복궁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022억 원, 영업이익은 190억 원, 당기순이익은 219억 원이었다.

감사보고서상 그랜드면세점을 운영하는 그랜드관광호텔의 지난해 매출(영업수익)은 397억 원, 그중 면세점 수입은 325억 원으로 집계됐다. 동화면세점 매출은 374억 원, 영업손실은 21억 원, 당기순익은 131억 원이었다.

NICE평가정보상 시티플러스(시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123억 원, 영업손실은 15억 원, 당기순손실은 14억 원이었다. 선두 업체와 나머지 업체 간 매출차가 적게는 약 5배에서 많게는 몇십 배까지 나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중소·중견면세점 총매출액에서 경복궁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51.5%로, 여기다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 연간 600억 원을 더하면 경복궁면세점 비중은 60%를 넘길 전망이다.

중소·중견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1위 업체 시장점유율은 절반을 넘겼고, 앞으로 4년 정도는 신규 입찰이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음 입찰까지 생존해야 하는데 어떻게 매출 반등 계기를 찾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작은 업체일수록 점수를 올리기 용이한 부분은 심사기준 중 사회공헌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활동 등을 통한 '사회 환원'(100점)인데, 이는 750점 만점 중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350점), 운영인의 경영 능력(300점)보다 배점이 낮다.

또 고객 유치를 위해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는 업체 입장에선 결국 '제 살 깎아 먹기'로 내실 강화에는 긍정적이지 않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