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인데"…티메프發 리스크에 상품권 '할인율·거래량' 감소
백화점업계, 대금 정산 리스크에 온라인 비중 축소
e커머스·상품권 판매처, 할인율·프로모션도 줄여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 이후 상품권 판매 할인율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사마다 온라인 거래량도 감소해 추석 특수를 노렸던 유통업계의 분위기가 밝지 않다.
판매량에서도 온·오프라인 동시 판매 채널의 경우 온라인 판매는 줄어든 반면 오프라인 판매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티메프의 상품권 판매 중단과 환불 대란 등 신뢰도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로 온라인 상품권 판매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티메프 사태 후 상품권 판매 추이에서 오프라인 지류 판매는 소폭 증가한 반면 온라인 판매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대행사를 통해 신세계, 이마트에서 지류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신세계모바일상품권을 판매를 해온 가운데 티메프 여파로 각 대행사의 '정산 리스크' 축소를 위해 온라인 거래량을 크게 줄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e커머스 사태 여파로 고객 불안 심리가 작용해 온라인 판매량은 확실히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회사 역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세계모바일상품권, 모바일교환권 등 거래 물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온오프라인 백화점상품권 판매 비중은 1대 2로, 오프라인 중심으로 판매량은 예년 수준에 그쳤다. 롯데백화점도 롯데모바일상품권은 대행사가 판매해 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상품권 판매량 중 약 30%를 차지하는 모바일상품권은 대부분 공식 판매 채널(롯데모바일상품권 앱 및 법인영업)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면서 "기존 티몬, 위메프에서도 판매해 왔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다. 판매 채널별 매출은 집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상품권 판매 비중이 오프라인 85%, 온라인 15%로 지난해부터 티몬, 위메프 판매를 중단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실제 구매나 선물용으로 직접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이에 회사 차원에서 오프라인에 비중을 두고 있어 (티메프 여파에 따른)판매량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상품권을 대행해 판매하는 e커머스의 경우에는 할인율이 크게 감소했다. 기존 5~10% 프로모션 판매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정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티몬의 경우 해피머니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할인가에 판매해 왔으며 5월부터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티몬 캐시'로 구매 시 7~10% 할인 판매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셀러들이 파격적으로 할인해 상품권을 판매해왔지만 티메프 사 사태 후 판매처마다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거나 할인율을 크게 줄이고 있는 추세"라면서 "판매업자들 상황도 어려워지고 회사 차원에서도 부담이 커 예전만큼 상품권 판매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대목 주요 매출 중 하나가 추석 선물세트와 상품권 판매인데 올해는 티메프 사태로 구매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고객들의 구매 심리 위축과 맞물려 회사마다 정산 리스크 부담과 티메프발 경계로 온라인 판매 비중을 축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모바일상품권도 100%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모바일상품권은 그간 1개 업종(소매업 등)에서만 사용돼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개정안에서 해당 요건을 폐지했다. 전금법은 오는 15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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