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신진' 뷰티시장 재편…LG생건·아모레, 돌파구는 'Bye 차이나'

중국 시장 점유율 급감 속 의존도 낮춘 '탈(脫)중국화'
제품·가격경쟁력으로 영국·인도 등 새로운 판로 모색

'2024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국제건강산업박람회(헬스&뷰티위크)'를 찾은 관람객들이 피부 분석기를 체험하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코스모뷰티서울'은 화장품과 헤어·두피 및 에스테틱·스파 등을 아우르는 전문 업체들이 참가한다. 2024.5.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뷰티업계가 인디, 신진브랜드의 강세로 기존 2강(强)체제에서 무한경쟁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K-뷰티' 상승세를 타고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익스프레스까지 한국 뷰티 시장에 참전하면서 다채널 판매 경쟁 시대로 돌입, 점유율을 둘러싼 시장 재편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e커머스 알리가 이달 새로운 'K-뷰티' 판매 채널을 내놓는다. 알리 관계자는 "지난달 국내 파트너사와 셀러 확보를 위해 160여 개 뷰티 기업을 대상으로 입점 세미나를 진행했다"면서 "한국 화장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 K-뷰티의 세계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채널들이 유독 한국 뷰티 시장을 눈독 들이고 나선 배경에는 제품력을 바탕으로 한 입소문 때문이다. 국내 인디 브랜드의 성장 요인과도 맞물린다.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VT코스메틱스나 마녀공장, 구다이글로벌(조선미녀 등) 등 대표 인디 브랜드들은 제품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VT코스메틱스의 경우 올해 2분기 매출 11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1% 증가해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마녀공장 역시 매출 46.7%, 영업이익은 157.7% 급증했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30.8%(약 4조 5860억 원) 증가했으며 지난해 기준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자(브랜드사) 수만 3만 1524곳(12.5%↑)으로 인디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패션업체들의 뷰티 시장 진출 성적표도 긍정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LF, 한섬 등 패션업체들의 뷰티 브랜드들도 선방하면서 '신진브랜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코스메틱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무신사까지 '무신사 뷰티'로 합류해 신진브랜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화장품류 수출액은 총 4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증가했다. 2024.6.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런 가운데 기존 양강체제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기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유럽, 인도 등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새로운 모멘텀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에 따른 중국 외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한다. 특히 유럽지역(EMEA) 매출이 올 1분기 52%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라네즈는 영국과 중동 신규 진출에 나서며 이니스프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판로를 확대한다.

LG생활건강도 '더후'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가 중국 오프라인 매장 정리하고 재정비에 돌입했다. 더후를 중심으로만 온오프라인 채널에 대응한다.

신제품 개발로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은 북미를 중심으로 일본 등 온오프라인 전 채널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M&A로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시장 상황에 대응하며 해외 사업 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 인기는 높아지고 있지만 반면 브랜드의 증가와 글로벌 뷰티 브랜드까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정적인 시장 여건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특정 브랜드가 아닌 제품력이나 가격경쟁력으로 우위 선점하는 기업들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24 상반기 수출붐업 코리아를 찾은 해외바이어들이 수출 상담을 받고 있다. .2024.4.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