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도 불경기 못 이겼다"…2분기 "맥주 판매 줄고 소주 늘었다"
이른 더위에 맥주 마케팅 벌였지만…길어진 강수·가벼워진 지갑 영향
하반기엔 기대…테라 라이트 1000만명 돌파·롯데칠성 크러시 집중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초여름이 시작되는 2분기 날씨가 더워지면 판매가 급증하는 맥주 매출이 줄고, 춥거나 불경기 판매가 늘어나는 소주는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이른 무더위도 불경기 소비 심리를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주류 시장 매출 볼륨은 소주가 약 2~3% 성장한 반면 맥주는 약 5~6% 감소했다.
상장사들의 2분기 매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의 별도 기준 소주 매출은 37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지만, 맥주 매출은 18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다.
롯데칠성음료(005300)도 전년 대비 소주는 8% 늘어난 929억 원 매출을 보였고, 맥주는 204억 원으로 2%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신제품 '켈리'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역기저 효과를 봤고, '필라이트' 관련 품질 이슈가 발생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은 시장점유율 측면에선 선방했지만, 4세대 맥주 '크러시'는 아직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다.
반면 맥주 부진과 달리 각 업체의 소주 제품은 매출 호조를 겪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분기 '진로 골드' 등 신제품을 내놨고,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의 인기가 여전했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일찌감치 더위가 시작되면서 맥주 브랜드들은 이른 봄부터 각종 뮤직페스티벌에 스폰서로 나서거나, 신규 TV 광고를 송출하면서 길어진 성수기를 대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연이은 물가 상승으로 가벼워진 주머니가 맥주보다는 소주를 선택하게 했는 평가다. 평년 대비 길었던 장마기간도 더위 효과를 반감시켰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류 시장 내 성과가 달랐던 점은 강우 일수가 잦았던 날씨 효과와 경기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봤다.
맥주 매출은 하반기를 더 기대하는 모습이다. 7월 장마가 끝나고 8월부터는 역대급 더위가 이어져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도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하이트진로는 칼로리를 줄인 신제품 '테라 라이트'가 출시 2주 만에 1000만 병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포스 매출 1위를 차지한 오비맥주도 '카스' 등을 활용한 올림픽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맥주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클라우드 라이트' 등을 정리하고 크러시 홍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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