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에 솔선수범"…신세계 오너가, 無성과급·급여 동결

이명희·정재은, 상반기 성과급 0원…전년比 8억 감소
정용진, 회장 승진에도 오히려 보수 줄어…정유경도 동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2024.4.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신세계(004170)그룹 오너 일가가 회사가 처한 경영상의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성과급 0원', '보수 동결'에 나서 눈길이 모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세계 오너 일가가 이마트(139480)·신세계로부터 받은 보수는 총 64억 여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억 원 넘게 수령했다는 사실과 비교할 때 18억 원 가량 덜 받은 것이다.

이는 그룹 내 맏어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결단이 영향을 미쳤다. 이 총괄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이마트와 신세계로부터 각각 8억8400만 원, 6억3200만 원을 받았다. 1인당 수령 금액은 15억1600만 원이다.

이마트는 두 사람에게 7억4700만 원의 급여와 상여 1억3700만 원을, 신세계는 5억5200만 원의 급여와 8000만 원의 상여를 지급했다.

예년과 달리 두 사람은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 이 총괄회장의 '성과급 0원' 결단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신세계그룹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데 앞장서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급을 받지 않으면서 이 총괄회장과 정 명예회장의 보수는 작년 같은 기간(23억3400만 원)보다 8억1800만 원 줄었다.

정용진 회장 역시 '부모'의 뜻에 동참했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회장으로 승진했지만 급여를 동결했고 성과급은 작년보다 감액했다. 정유경 총괄사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정 회장이 이마트로부터 받은 보수는 급여 9억9100만 원과 상여 7억8900만 원 등 총 17억8000만 원이다.

회장으로 승진한 올해, 정 회장의 보수는 급여 9억9100만 원·상여 7억2900만 원 등 총 17억2000만 원으로 오히려 6000만 원 줄었다.

정유경 사장도 지난해 상반기 17억7400만원(급여 9억8700만 원·상여 7억8700만 원)을 받았는데, 올해 6000만 원 줄어든 17억1400만 원(급여 9억8700만 원·상여 7억2700만 원)을 수령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 개편 이후 본격적인 그룹 쇄신에 나서면서 "우리 그룹은 20년간 국내 유통시장을 선도해 왔으며 10년간 치열하게 경쟁했고, 현재 중요한 변곡점에 서있다"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그룹을 돌아보고 고객을 바라보며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급여 동결과 성과금 감액은 이러한 '쇄신 노력'을 상징하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