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에 보릿고개 넘는 패션업계…하반기 시계추 빨라진다

국내 주요 패션 브랜드 올 상반기 실적 감소로 '보릿고개'
비효율 브랜드 축소·해외 라이선스 확대 등 사업 영토 확장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옥.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고물가와 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패션업계가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업체들은 '알짜' 브랜드를 중심으로 효율화 작업을 통한 체질 개선과 'K-패션'을 필두로 한 글로벌 시장 확대 등 선제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가성비 소비 강세 속 상류층 소비자의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를 겨냥한 타깃 마케팅이 패션업계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해외 브랜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을 시작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한섬(020000)에 이어 LF가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520억 원)이 지난해와 비교해 8.77% 감소하며 선방한 가운데 신세계인터내셔날(133억 원)과 한섬(41억 원)은 각각 27.8%, 29.5% 하락하며 업황 직격탄을 맞았다.

패션업계의 경우 3분기(7월~9월)가 비수기인 만큼 4분기 성수기를 겨냥한 전략을 앞당겨 하반기 실적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올 하반기 아시아, 유럽,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다. 빈폴, 구호, 에잇세컨즈 등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별 진출 국가와 시기를 조율 중이다.

내수 시장은 매출 비중이 높은 빈폴을 중심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해외 수입 브랜드 활성화에 주력한다. 실제로 수입 브랜드 르메르의 경우 상반기에만 매출 50% 이상 성장하며 매출 방어를 이끌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LF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언스 사업 등 수익성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효율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또한 올해 9월 라이선스사업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를 시작한다. 아시아 주요 국가의 라이선스를 확보한 상태로, 컨템포러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최근 인수한 어뮤즈(AMUSE)를 활용해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자체브랜드의 글로벌 사업도 추진한다.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중국 시장 확대와 미국과 유럽 법인을 통한 스위스퍼펙션, 연작,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등 해외 사업 다변화를 추진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제공)

LF도 해지스, 닥스 등 프리미엄 컬렉션 출시와 자회사 론칭, 일본과 이탈리아 브랜드 유치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 LF는 자회사로 퀵실버, 록시 등 스포츠 보드 전문 브랜드 '비알케이(BRK)컴퍼니'의 신규 법인을 내고 오는 11월 중 제품 출시에 나선다.

또한 이탈리아 브랜드 '포르테포르테'와 정식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갤러리아백화점을 시작으로 올해 말과 내년 초 입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콰이어트 프리미엄 아웃도어인 일본 '티톤브로스'의 지분도 인수하면서 국내 매장 오픈도 서두르고 있다.

한섬의 경우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시스템·타임 등 국내 메인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과 키스(KITH)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유치 전략을 확대한다. 특히 2019년 파리 위크에 진출해 6년째 매 시즌을 진행해오고 있는 시스템의 경우 홀세일 계약 수주량이 매년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어 올해 처음 합류한 타임과 함께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섬은 현재 갤러리 라파예트를 비롯해 프랑스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쁘렝땅, 봉 마르셰 등과 매장 오픈을 협의 중에 있다. 중국 주요 유통업체와 매장 확대를 조율 중으로 아시아권 시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분 100%로 전환한 한섬라이프앤으로 하반기 새로운 뷰티 프리미엄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이 43조 원에 달하지만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해외 접근성도 필수로 해외 시장 공략이 가속화 될 것"이라면서 "국내 역시 중상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시장 확대로 글로벌 브랜드를 누가 소유하고 비즈니스를 잘 펼치는지가 FW 경쟁 우위를 점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유치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