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한 황재복 SPC 대표 진술…"날짜 잘못 진술한 것 같아"(종합)

'시위 없던 1월' 매일 시위한다 허영인과 대화…참석 명단도 "잘못 진술"
사측 노조 설립 당연?…"그런 얘기 없었어, 복수 노조 열심히 하란 내용"

허영인 SPC그룹 회장. 2023.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것과 관련해 허 회장 측 변호인은 핵심 증인인 황재복 SPC대표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 심리로 열린 허 회장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관련 4차 공판에서 황 대표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허 회장은 황 대표 등과 함께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조합원 570여 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2019년 7월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한국노총 산하 PB파트너즈 노무 총괄 전무 정 모 씨와 공모해 PB파트너즈 노조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한 혐의도 받는다.

◇시위 없었는데 허영인과 시위 매일 한다 대화?…"진술 잘못"

허 회장 측 변호인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는 2019년에 사무실을 달라고 시위했다가 코로나19로 시위를 못했다. 2021년 1월 말까지 시위가 없다가 그해 2월6일 시위를 시작했다"며 "1년 4개월간 시위가 없었는데, 허 회장에게 다른 업무 보고를 받던 중 파리바게뜨 지회가 노조비가 많아서 시위를 매일 한다고 대화했나"라고 물었다.

황 대표는 이날 증인 신문에서 1월 말 허 회장으로부터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의 탈퇴 종용 지시를 받았고, 2월 4일 경영회의가 있는 날 관련 임원들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변호인에 따르면 황 대표는 앞선 검찰 조사 진술에서는 2월11일 관련 내용을 임원들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2021년 2월11일은 당시 설 연휴다. 또 노무 관리를 담당하는 정홍 PB파트너즈 전무 등 이름을 진술했는데, 정 전무 외에 임원들은 당시에는 해당 회의 참석 대상자가 아니었다.

변호인은 "2021년 2월6일부터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가 매일 시위를 했다. 이에 대해 허 회장이 반응을 보이고 노조원을 줄여라 증언했다면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해는 된다"며 "그런데 11일이라 했다가 시위 시작 전인 4일이라고 하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탈퇴 종용이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날짜에 대해선 잘못 진술한 것 같다" "(임원들에 대해서도) 잘못 진술됐다"고 재차 번복했다.

또 황 대표는 민주노총 노조원 탈퇴 현황을 허 회장에게 매일 보고했다고 진술했는데, 허 회장은 3월22일부터 4월22일까지 미국 출장중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변호인은 오전 신문에서는 "황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장 출혈, 급성 신부전에 섬망 증세까지 보였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건강이 좋지 않은 황 대표가 검찰 조사에 적극 임하고, 허 회장의 지시라고 진술한 것에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검찰은 "증인이 1월에 집회·시위가 없었다 기억한다고 했는데. 당시 민주노총 화섬노조의 시위는 있었다"며 "관련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허영인, 복수노조니 열심히 하란 내용"

황 대표는 이날 허 회장의 민주노총 노조원을 줄이는 것에 대한 지시는 있었다고 하면서도 불법적 수단까지 동원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사측에 친화적인 PB파트너스 노조가 "당연히 설립돼야 한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에 대해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복수 노조니 열심히 잘하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노총 PB파트너스 노조가 노조원 모집을 대대적으로 한 것은 2019년 과반 노조가 아닌 탓에 근로자 대표를 민주노총 측에 내주게 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임한 것이라고 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