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위스키도 지고 있다"…'프리미엄 데킬라' 뛰어드는 주류업계

와인·위스키 수입 주춤할 때 지난해 데킬라 수입액 10.4%↑
100주년 하이트진로, 최상급 데킬라 코모스…국순당도 '켄달 제너' 데킬라 출시

코모스 아네호 크리스탈리노, 코모스 엑스트라 아네호(하이트진로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홈술' 열풍을 탔던 와인과 위스키가 주춤하고, 수입 주류 시장의 빈틈을 멕시코 대표 증류주 '데킬라'가 침투하는 모습이다. 국내 주류업체들은 특히 '프리미엄 데킬라'에 무게를 두고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의 수입량과 수입액은 모두 줄어들었다. 수입량은 전년 대비 20.4% 줄어든 5만6542톤을 기록했고, 수입액도 5억601만 달러로 12.9%가 줄었다.

위스키 수입 물량은 3만58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지만, 수입액은 2억5957만 달러로 오히려 줄었다. 저렴한 위스키를 탄산수나 토닉 워터로 희석해 먹는 '하이볼'이 인기를 끈 영향이다.

반면 무역통계시스템(K-stat)에 따르면 데킬라 수입액은 증가 흐름을 보인다. 2022년에도 587만톤이 수입돼 전년 대비 96.2% 증가했는데, 지난해에도 628만 톤을 기록해 10.4% 증가했다.

국내 주류 업계에서도 데킬라 수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트랜스베버리지는 지난달 프리미엄 데킬라 '에스폴론'이 전년 대비 127% 급성장한 판매량을 보였다고 밝혔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는 하이트진로(000080)는 프리미엄 스피릿(증류주)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냑, 위스키 외에도 멕시코 데킬라 코모스를 수입해 이달 출시했다.

코모스는 아가베 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 '블루 아가베'만을 활용해 생산되는데, 미국 주류 전문 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 브랜드 중 최초로 100점을 받으면서 최상급 데킬라임을 증명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818 데킬라 국내 론칭 기념 팝업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팝업행사는 3월 7일까지 열리며 매일 4회씩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818 데킬라 교육 및 시음도 진행된다. 2024.2.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막걸리·백세주 등으로 잘 알려진 국순당도 데킬라를 수입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16일부터 인플루언서 '켄달 제너'가 설립한 '818 데킬라' 브랜드를 공식 판매 중이다. 818데킬라 역시 2021년 출시 이후 13개 주류 시음대회에서 43개 수상을 하면서 프리미엄 데킬라로 인정받고 있다.

과거 고도주는 나이 든 이미지가 강했지만, 팬데믹 시기를 지나오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고도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빠른 트렌드 변화까지 가세하면서 고도주 시장의 중심이 위스키에서 데킬라로 옮겨지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유명인들이 데킬라 브랜드를 내는 것도 글로벌 시장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818데킬라의 켄달 제너 외에도 드웨인 존슨, 조지 클루니 등도 데킬라 브랜드를 출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할리우드는 지리적으로 데킬라의 원산지인 멕시코와 가깝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데킬라의 음용법도 과거 원샷 문화에서 다양한 칵테일 등으로 즐기는 등 프리미엄 데킬라 시장이 바뀌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프리미엄 데킬라가 지속해서 소개되고 있어 향후 시장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