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세대 교체' 가속…'실적 회복' 공통과제 떠안은 오너 2세
형지 최준호·휠라 윤근창, 글로벌 기업 도약 꾀해
한세 김익환·영원무역 성래은, 수익성 개선 주력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세대 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패션업계 오너 2세들이 '실적 회복'이라는 최대 과제를 맞았다. 새해에도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너 2세들은 실적 회복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으로 전환을 알렸다. 최 부회장은 23개 브랜드, 전국 2300여개 매장에 대한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이끄는 패션그룹형지는 신사업 육성과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형지' 실현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형지는 2021년 최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후 글로벌 토털 패션기업으로 비전을 수립하고 글로벌 진출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형지는 까스텔바작(308100)을 통해 군납 시장 진출 가시화했으며 형지엘리트(093240)를 축으로 한 교복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나타냈다. 스포츠 굿즈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평소 야구 매니아인 최 부회장의 취미가 사업으로 이어져 빛을 봤다.
윤윤수 휠라 회장의 장남 윤근창 휠라홀딩스(081660) 대표는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를 목표로 휠라의 실적 회복과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위닝 투게더는 5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2026년까지 매출 4조4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5~16% 달성이 목표다.
휠라는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지난해 11월 아디다스 출신 루카 버톨리노를 글로벌 전략 마케팅 디렉터로 영입하기도 했다.
유통채널을 조정하고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등 경영 효율성도 높였다. 고객 접점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스토어도 전면 개편했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016450) 회장의 차남인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올해 매출 2조원을 회복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미국 의류 소비 시장 침체로 매출액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김 부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공정 자동화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일 방안이다.
영원무역(111770) 성기학 회장의 차녀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은 새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앞서 성 부회장은 아웃도어 제품 생산과 판매 업무를 비롯해 새로운 섬유 소재를 발굴하는 데 공을 들였다. 영원무역은 2022년 850억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설립하고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접 투자 및 유한책임사원(LP) 출자를 단행했다. 이후 친환경 소재와 자동화 기술 기업, 브랜드 등에 선별적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밖에 김창수 회장이 이끄는 F&F그룹의 차남 김태영씨, 구본걸 LF(093050)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의 경영 승계도 주목된다. 김씨와 구씨는 현재 각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세대교체라는 과도기에 실적 회복이라는 공통 과제에 직면했다"며 "2세들의 경영 시험대는 물론 향후 회사 미래를 결정 지을 수 있을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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