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해소한 남양유업…"유업계 경쟁도 다시 시작"
경영 정상화 절차 밟을듯…신사업 발굴 속도 전망
선의의 경쟁으로 침체된 유업계 활기 기대
-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남양유업(003920)이 새 주인을 맞이하면서 정체됐던 회사의 성장은 물론 침체된 유업계가 다시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유업계는 최근 저출산 문제 등으로 우유 소비량이 급감하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등과 수십년간 이어진 선의의 경쟁 관계가 남양유업이 이탈한 것도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너 리스크를 지운 남양유업의 변화가 업계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넘게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유업계가 사업다각화로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 리스크를 겪으면서 사업적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웠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업체들이 다수 진출한 단백질 시장에도 남양유업은 뒤늦게 뛰어들었다. 매일유업(267980)은 2018년 일찌감치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했고, 일동후디스는 2020년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출시하고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남양유업은 2022년 하반기가 돼서야 '테이크핏'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하면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를 해소한 남양유업은 경영 정상화 작업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3년 넘게 계속되는 적자 탈출을 목표로 신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송 과정에서 '오너 리스크'로 훼손된 회사 이미지 회복과 개선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수 초기 대규모 인력 감축 등 무리한 구조조정은 지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업계는 남양유업의 지루한 법적 공방을 끝내고 경영 정상화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 반가운 상황이다.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은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고 전체 시장 규모를 늘릴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유업계는 현재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유제품 수입량은 증가 추이를 보이는 반면 우유 자급률은 50%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2026년부터 미국과 유럽산 우유가 무관세로 들어오게 되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예전 모습을 회복한다면 유업계가 함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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