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왜 이래"…유업계, 명절 넘기자마자 일제히 가격 인상

작년보다 인상률 낮지만…편의점에선 3000원 시대
"커피·빵, 아이스크림 등 밀크플레이션 가능성 여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추석 명절 기간 유제품 가격 인상이 차례로 반영되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인상된 원유(原乳) 기본 가격이 1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유업체들도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가격 조정에 나선다.

흰 우유를 비롯해 가공유와 치즈,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연휴 이후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날부터 '나100%우유' 1L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 3% 인상한다. 대형마트 판매가는 2900원 후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가격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오른다. '비요뜨' 역시 편의점 기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비싸진다.

매일유업(267980)도 우유는 4~6%, 가공유는 5~6%, 발효유와 치즈는 6~9% 인상한다. 할인점 기준 '매일우유'는 2900원 후반대에 판매될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채널별로 차례대로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다. 편의점에서는 11월1일 가격이 변경된다.

남양유업(003920)도 이날부터 '맛있는우유GT'(900㎖)의 출고가를 4.6% 올린다. 마트 기준 가격은 2800원대에서 2900원대로 오를 전망이다. 다른 유제품 가격도 평균 7% 인상한다. 동원F&B(049770)의 덴마크 우유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뛴다.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빙그레 바나나맛우유가 진열되어 있다.2023.9.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빙그레(005180)는 6일부터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가격 조정에 나선다. 대상 제품은 '바나나맛우유'와 '굿모닝우유', '요플레', '투게더' 등이다. 바나나맛우유는 편의점 기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오른다. 굿모닝우유는 5.9%, 요플레 오리지널은 8.6%씩 인상될 예정이다. 투게더는 편의점에서는 8.9%, 편의점을 제외한 유통채널에서는 8.3% 오른다.

유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조정에 나선 건 원유 가격 인상의 영향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음용유용 원유 기본 가격을 전년 대비 88원 오른 1084원·가공유용 원유 기본 가격을 87원 오른 887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L당 49원보다 2배가량 올랐지만 흰 우유 가격의 인상률은 낮아졌다. 정부의 압박과 고물가 기조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피로가 누적된 점을 고려한 유업체들의 결정이다.

흰 우유 가격이 오르며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커피와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매년 원유 가격 인상은 밀크플레이션 현상을 초래해 왔다. 지난해에도 우유 가격 인상이 커피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 아이스크림 출고가 인상 등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의 메시지 등으로 인해 인상된 원윳값의 상당 부분을 유업체들이 감내하면서 인상률을 낮게 책정했다"면서도 "우유 가격이 오르긴 올랐으니 이에 따른 연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