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훈풍에…북미 공략 가속화하는 패션·뷰티업계

법인 설립·리브랜딩…'패션·뷰티 본고장' 북미 진출 총력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공식 재개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가 800만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끌어들일 각종 혜택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줄지어 문을 연 화장품 매장이 영업을 하고 있다. 2023.8.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뷰티업계의 '북미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종전 패뷰업계가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면 최근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전략을 재편한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 대표 주자 아모레퍼시픽그룹(002790)은 한한령과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에서 탈피해 북미 등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한자 표기를 영문 표기로 바꾸는 등 리브랜딩 작업을 거쳤다. 설화수는 광고 모델도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틸다 스윈튼으로 기용하며 세대 교체 작업과 동시에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사업은 급성장 중이다. 설화수와 라네즈 등 핵심 브랜드의 활약에 힘입어 북미 매출은 올해 2분기 105%나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멕시코에도 진출했다. 멕시코는 북미 시장 트렌드를 가장 먼저 흡수하는 시장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는 멕시코 세포라 e커머스 채널과 멕시코 전역 36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제품을 판매 중이다. 향후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멕시코 및 중남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국내 패션·뷰티 대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7월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스튜디오 톰보이,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등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기 위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미국 법인은 내년 사업 개시를 목표로 현재 준비 단계에 있다.

패션그룹 형지의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1호점인 플래그십시토어를 열었다. 까스텔바작이 2021년 미국 법인 '까스텔바작 USA' 설립 후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은 최초다.

까스텔바작은 LA 웨스트 할리우드 멜로즈 지역에 'K패션 글로벌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K패션타운이 들어설 멜로즈 애비뉴는 LA의 대표적인 패션거리로 꼽힌다.

아울러 까스텔바작은 군복과 전추화 등 미국 군납 의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패션 플랫폼도 가세했다. 에이블리는 기존 아시아 중심에서 북미 지역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이처럼 패뷰업계가 북미 지역을 타기팅한 이유는 중국에서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업계는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 이후 약 6년 반 만인 최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의 한국 방문이 막히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소비 심리가 둔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북미 지역에서 'K-컬처' 붐을 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K-패션'의 트렌디한 바람이 불고 있는 점도 북미 시장 진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K-패션, K-뷰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많은 기업들이 지속 성장을 위해 중국을 넘어 본고장인 유럽, 북미와 같은 지역에서도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