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HMM 인수 의지 강하다…사옥 매각 등 자금 조달 방안 고민

"부동산 매각, 여러 선택지 중 하나"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동원그룹 제공)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동원그룹이 HMM(011200)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김재철 명예회장이 직접 인수합병에 대해 언급하며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자금 조달을 위해 부동산 매각을 검토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서울 서초구 동원F&B 빌딩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HMM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동원그룹은 해당 빌딩 외에도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인수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사옥 매각까지 검토할 정도로 HMM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김 명예회장이 직접 HMM 인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9일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동원그룹은 바다와 함께한 기업인 만큼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현재 HMM 인수를 놓고 하림(136480)그룹, LX그룹과 경쟁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를 사업실사 자문사로 선정하고 현대상선 출신의 박기훈 전 SM상선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인수전략을 구상 중이다.

항만과 육상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동원이 HMM을 품게 되면 물류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 제공)

동원그룹은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인수하며 화물운송과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 등 갖췄다. 3자물류(3PL), 수송사업, 도매물류사업 등을 운영하는 기존 동원산업 물류사업부문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동원로엑스는 화물운송,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 등 다양한 영역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동원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

또 컨테이너 항만사업을 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으며, 10월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 항만인 'DGT부산' 개장을 준비하는 등 물류 사업부문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세계 7대 항구인 부산항의 고부가가치의 스마트 항만을 동북아 최고의 물류 거점 항만으로 육성해 GTO(Global Terminal Operator)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HMM을 인수한다면 동원그룹의 물류사업 부문은 확대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최소 5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006040)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약 6000억원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동원그룹 측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아직 (강남 사옥을) 매각하겠다고 결정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 여러 개 있는데 선택지 중 하나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