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1.7% 차이로 인적분할 무산…"지주사 전환 철회"(종합)
의결권 주식 중 35.1% 반대…결의 요건 못 넘어
"시장 신뢰 회복에 노력…기업·기업가치 제고 방안 고심"
- 신민경 기자,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한지명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 지주사 전환에 실패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10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안건이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는 투표에 앞서 "코로나19로 인해 주력 사업인 유통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경영상황에 안정화 되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은 복잡한 지분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진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할신설회사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투자회사 지분을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분할존속회사 현대백화점은 유통업 백화점에 집중해 업계를 선도하며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여분간 진행된 투표 결과 안건은 약 1.7% 차이로 부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전체주식수 중에서 1578만7252주 참석했다. 이중 찬성 주식수는 1024만2986주(64.9%), 반대주식수는 524만4266주(35.1%)로 나타나 필요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임시 주총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부결 발표 후 일부 주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만큼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도 긴장의 끈을 놓치 못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부결 결과를 받아 든 김 대표이사는 "백화점 성장 한계로 인한 저평가를 인적분할을 통해 제거하고자 했으나 최종적으로 부결됐다"며 "시장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주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심도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주총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김 대표이사는 "자사주 소각도 중단된다"며 "이번 주총 안건은 전면 취소하고 가치 제고 방안 재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주주환원 정책이 미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름 최선을 다하고 고민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과 가치 제고에 더 고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9월16일 이사회를 통해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한 현대그린푸드는 금일 임시 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가결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주총을 앞두고 일부 주식 토론 커뮤니티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 인적분할에 공감하지 못하는 여론도 형성됐다.
일부 주식 토론 커뮤니티에서 한 현대백화점그룹 주주는 "어떤 방식으로도 대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은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회사 측의 배당 성향을 올리겠다는 말은 순전히 주주들에 대한 우롱이라고 할 수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소액주주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주주친화정책 등은 주주들에게 호응을 얻었으나 한무쇼핑 분리안건이 일부 주주들의 반대가 있었다"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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