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30배 ↑…MZ세대, 패키지에 몰린 까닭은 [여행 라이브]

여행사, 잠재 고객층 겨냥한 맞춤형 패키지 출시
편의점·맥주와 콜라보 한 이색 상품도 선보여

편집자주 ...'여행'만큼 설레는 단어도 드물다. 일상에서 열심히 일한 뒤, 국내 및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준비할 때부터 흥을 돋운다. 코로나19로 이전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행은 곧 기쁨'이란 공식은 변하지 않았다. [여행 라이브]에서는 여행의 새 트렌드는 물론, 여행업계 핫이슈, 화제의 인물, 동정 등 다양한 소식을 '라이브'하게 전한다.

하나투어의 MZ세대 겨냥 기획전(하나투어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최근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알려진 패키지여행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쏠린다.

자고로 '패키지'라고 하면 아침 일찍 대형버스에서 내린 20~40명의 관광객이 깃발을 든 가이드를 우루루 쫓아다니며 눈 코틀새 없이 관광지 이곳저곳 다니는 빠듯한 여행이 떠오른다.

여기에 항공권부터 호텔, 교통, 식사까지 여행사가 모두 결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로움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선호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요즘 여행사들이 패키지여행의 변화를 주면서 MZ세대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실제 패키지 예약 비중도 크게 늘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MZ PICK'

◇ MZ가 만든 MZ 맞춤여행

교원투어의 여행 전문브랜드 여행이지는 5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MZ PICK'를 론칭하며 시선을 끌었다.

여행이지는 MZ PICK 여행 상품 개발을 위해 코로나19 유행으로 여행 산업이 멈춘 기간에도 리오프닝을 기다리며 여행 소비자를 위한 상품 개발을 위한 전담 TF팀을 구성했다. 흥미롭게 TF팀의 팀장을 비롯한 팀원 모두가 MZ세대이다. 이들은 6개월 동안 40개의 테마 여행상품을 개발했다.

토종여행사의 이미지가 강한 하나투어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해 회사 로고를 바꾸고 홍보 모델도 새롭게 기용했다.

보라색과 하늘색 계열의 색상을 이용한 새로운 로고는 탈바꿈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하나를 뜻하는 'H'와 'N'를 어디로든 갈 수 있고 펼쳐져 있는 '문'으로 형상화 해 재기를 노리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6월엔 하나투어는 '젊고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배우 김태리를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모두투어는 여행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컨셉투어'를 내놓았다. 지난 6월에는 청춘유리와 함께 떠나는 몽골 상품을 판매했는 데 해당 상품은 오픈 1분 만에 완판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모두투어는 앞으로도 푸껫, 몰디브 등 다양한 지역을 컨셉투어로 출시할 계획이다.

◇ 맥주 브랜드와 콜라보?

하나투어는 이례적으로 편의점, 통신사, 주류 등 타업종과 제휴를 맺으며 MZ세대와의 소통 확대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5월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자체 기획 여행상품인 '하나 Original' 콘셉트에 맞춰 음료와 디저트, 안주류 총 5종을 공동 기획해 판매했다.

6월부터는 SK텔레콤과 제휴해 T우주의 구독 패키지 상품 '우주패스 ALL' 생활·쇼핑 카테고리에서 여행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8월엔 '하이트진로 테라와 손을 잡고 청정여행 마케팅을 펼쳤다. '청정자연', '청정휴양', '청정골프' 3가지 콘셉트의 청정여행상품 12개를 선정한 기획전을 개설했고 하나투어와 테라 기획팩 출시에 맞춰 호주 청정여행 2인권 등의 경품을 내걸었다.

입국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폐지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출국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9.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MZ 패키지 예약, 30배 늘어

노랑풍선의 1~9월 연령별 패키지 예약 비중을 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엔 20~40대가 17%에 불과했지만, 2022년엔 37%로 증가했다. 모두투어 역시 2019년 7월까지 21%였던 2030대의 패키지 예약 비중이 35%까지 증가했다. 이중 20대는 2019년 9%에서 올해 18%로 두 배 성장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MZ PICK은 5월 출시 이후 9월 판매량이 5월 대비 무려 2909%(약 30배) 늘었다. 거래액 비중으로도 5월에는 전체 여행상품 중 1% 미만이었으나 9월에는 4%로 4배 증가했다. 동 기간 전체 거래액이 2.44배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장세다.

다만, MZ세대의 패키지여행을 향한 관심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했을 당시 국내외 입국 제한 조치와 복잡해진 입출국 절차로 이를 대행해주는 여행사의 역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확실히 20~30대의 패키지 예약률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별로 보면 패키지부터 허용했던 일본에 쏠림 현상을 보였다"라며 "이는 다음 달 11일부터 일본의 무비자 입국에 따라 MZ세대의 패키지 예약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여행사들은 잠재적 고객인 MZ세대를 끌어당길 수 있는 이색적이거나 뚜렷한 테마를 가진 상품들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