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자 넘어 '80년대생 오너' 전면에…부회장 승진한 3세·4세들

코오롱 4세 이규호, 대표이사 부회장 승진 내정
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도 부회장…"책임 경영·혁신 대응"

(왼쪽부터)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한재준 기자 = 1980년대생 '오너 3·4세'들이 부회장 직함을 달고 본격적으로 경영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승진을 통해 역할과 책임을 확대하면서 그룹을 이끌고 나갈 역량을 본격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무대에 선 것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이날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규호(39) 코오롱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을 지주사 코오롱(002020)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코오롱 오너 4세'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제조 현장 근무부터 시작한 이후 코오롱글로벌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다.

지난 3년 동안 코오롱그룹의 자동차유통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역할을 맡았다. 올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성공적으로 출범했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702' 브랜드를 내놓으며 새로운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강도 높은 경영 수업을 마친 그는 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코오롱의 미래가치 제고에 나설 예정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41) HD현대(267250) 사장도 최근 HD현대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0월 사장 자리에 오른 지 약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3세 경영' 안착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사장직에 오른 뒤 경영 최전선에서 조선경기 불황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조선사업은 물론 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수소·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CES 2023'에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내년 1월 'CES 2024'에서는 월마트·나스닥·지멘스 등 글로벌 CEO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8월 한화(000880)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동관(40)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1980년생인 김 부회장의 승진으로 한화 오너가는 3세 경영 체제를 명확히 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한화그룹의 방산·화학·신재생에너지 부문 사업을 이끌며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그룹 주요 현안이었던 한화오션 인수합병(M&A)을 올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방산 분야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1980년대생 오너가 자제들이 부회장으로 실질적인 그룹 경영의 전권을 갖게 되면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역할과 함께 '젊은 오너'로서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4세들이 경영 최전선에 나서며 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젊은 감각의 수장을 통해 기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