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리브랜딩에 사활…글로벌 시장 공략해 반등 노린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이니스프리 리뉴얼…북미 집중
LG생활건강, 후 리뉴얼…네이처리퍼블릭, 전문성 강화

10월12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5회 K-뷰티엑스포 코리아'에서 외국인 참관객이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국내 뷰티업계가 리브랜딩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와 이니스프리는 리브랜딩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시장 외 북미 시장을 겨냥하고 브랜드 글로벌화를 꾀할 방침이다.

설화수는 브랜드 로고를 종전 한자에서 영문으로 교체했다. 디자인도 흰색 바탕에 주황색 글씨로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게 변경했다.

설화수 모델 역시 송혜교에서 블랙핑크 로제와 배우 틸다 스윈튼으로 교체하면서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이니스프리는 '액티브' 이미지를 강화하고 영문 알파벳으로 구성한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했다. 브랜드의 고유 색상인 '액티브 그린'을 개발·적용해 자연의 에너지와 액티브한 성분을 강조했다.

아이브 장원영과 세븐틴 민규를 투톱 모델로 내세웠다. 글로벌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를 간판으로 내세워 해외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LG생활건강(051900)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여행이 허용됨에 따라 유커는 물론 싼커(중국 개인 관광객)를 맞이해 럭셔리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 대표 제품 '천기단'을 리뉴얼했다.

천기단 라인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이번 리뉴얼은 출시 이후 13년 만이다.

천기단은 성분과 패키지를 리브랜딩한다. 기존 제품에 한방 기술을 적용해 '광채 안티에이징' 효능 등을 증대한다. 패키지는 브랜드 표기를 간소화해 깔끔하고 가독성이 높아지도록 변경했다.

대표 디자인인 '후'(后)는 그대로 남기고 전체 브랜드 명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도 더후(The Whoo)로 축약, 하반기 더후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고기능성 자연주의 브랜드로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나섰다. '하이 퍼포먼스 뷰티 바이 네이처'라는 새 슬로건으로 9월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선보였다. 기존 폰트보다 파워풀한 느낌으로 바꿔 브랜드 전문성을 강조했다. 심벌로는 지난해부터 앞글자 약자를 딴 'NR'로 모던하고 심플하게 재정의했다.

자연의 힘을 강조해 전세계의 우수한 성분에 기반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알로에, 비타페어C, 그린더마 등 주력 라인의 성분과 패키지 디자인까지 전면 리뉴얼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 1위 아마존에서 공식 브랜드스토어를 오픈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12년 미국 하와이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뉴욕 맨해튼에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도 올 하반기 미국 내 추가 매장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미국 시장에 대해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뷰티업계는 한한령과 코로나19로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맞았다. 최근 엔데믹으로 전환된 데다가 여행 수요도 되살아난 만큼 글로벌 소비자를 적극 공략해 재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또 대다수가 중국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북미 등 새로운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리브랜딩을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생활건강은 후의 리뉴얼로 마케팅비 증가가 예상되지만 올해 4분기 이후 매출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면세 채널 내 외래 관광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면세 업황 개선을 통해 (전망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리브랜딩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시도하는 설화수의 성과와 하반기 비용 축소에 주목해 볼 필요가 높다"며 "느리지만 개별 브랜드별로 실적 턴어라운드는 시작됐고 면세 업황도 개선 추세로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