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1위' 웨이모 로보택시와 협력…기아 첫 PBV 들어간다

기아 중형 PBV 'PV5' 여객운송 최적화…"현대차그룹 로보택시 검토"
'주당 유료승차 10만건' 웨이모와 협력…"소프트웨어 기술 내재화 기회"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기아의 첫 번째 목적기반차량(PBV) 'PV5'. (기아 제공) 2024.9.24/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기아(000270)가 내년 출시하는 첫 번째 목적기반차량(PBV)을 웨이모의 로보택시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글 산하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과 협력해 '레벨4' 자율주행에 필요한 도로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로보택시 개발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 하반기 양산되는 중형 PBV 'PV5'를 현대자동차그룹의 기본 로보택시 모델로 보고 웨이모와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005380)는 지난 4일 아이오닉5를 웨이모의 로보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아이오닉5에 웨이모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웨이모 드라이버' 6세대 버전을 적용하는 형태다. 기아의 PV5가 여객 운송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아이오닉5에 이어 웨이모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진행된 기아의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PV5 사업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주우정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구체적인 계약은 얘기할 수 없지만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초쯤이면 내부적으로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국 IR담당도 현대차와 웨이모의 협력은 "자율주행으로 가는 그룹 차원의 노력을 반영한다"며 "향후 그룹의 로보택시에 기아 PBV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는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에 공급될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현대차 제공). 2024.10.29.

이처럼 현대차·기아가 웨이모와 협력을 모색하는 건 자율주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로보택시를 운영하려면 특정 지역에서 운전자 없이 운행할 수 있을 만큼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사용 사례를 학습해야 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이를 완전 자율주행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4로 분류한다.

현대차그룹도 미국 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갖고 있지만, 자율주행 분야에선 웨이모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모가 매년 투자하는 비용이 최소 4조 원"이라며 "기본적으로 하드웨어를 만드는 현대차그룹으로선 당장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매진하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웨이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도심 일대에서 약 700대의 로보택시를 운용하고 있다. 주당 유료 승차만 10만건에 달한다. 막대한 도로주행 실증 데이터와 디지털 공간에서의 주행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웨이모 드라이버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도로 환경을 학습하고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모가 지금까지 축적한 자율주행 실증 데이터를 현대차·기아와 공유할지는 파트너십 내용에 달려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간 호환을 위해선 다양한 테스트 시나리오를 협의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내재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