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대전환' 같이 가야 멀리 간다…'어제의 적' 안는 車회사
현대차-GM '포괄적 협력 MOU'…도요타-BMW '수소차 동맹'
전동화 개발비용 줄이고 관세 피해 경쟁력 확보…빅테크와 협업으로 확대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세계 자동차 시장을 놓고 무한 경쟁하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손을 잡는 사례가 부쩍 잦아졌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대변혁과 중국 전기차 부상 등 격변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는 지난 12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승용·상용 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전기차 기술력이 절실한 GM과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현대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란 분석이다. GM은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 중인데, 향후 친환경차를 판매하지 못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페널티를 받을 수 있어, 전동화 선두그룹인 현대차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북미 시장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인 현대차는 캐나다에 있는 GM 공장을 이용해 북미 시장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관세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중형차에서 강점을 가진 현대차와 대형차에서 강점을 가진 GM의 세그먼트 확대도 이번 협업의 기대효과 중 하나다.
도요타와 독일 BMW는 수소연료전지차(FCV) 동맹을 맺고, 2028년 출시될 BMW의 첫 수소차에 도요타가 주요 부품을 납품하기로 했다.
위협적인 중국 전기차 부상에 대응해 직접 중국 회사와 손을 잡기도 한다. 도요타는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BYD·GAC와 함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샤오펑과 2026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한다.
견제구를 피하려는 중국 업체들도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립모터와 합작 투자의 하나로 폴란드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국차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관세를 피한다.
어느 때보다 다양한 합종연횡이 벌어지는 것은 전동화 시대로 진입하는 급격한 변화를 혼자만의 힘으로 돌파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천문학적인 개발비 부담을 줄여야 전동화 경쟁력을 확보해 BYD와 테슬라 등 신흥 전기차 강자와의 대결이 가능하다.
완성차 업체의 눈은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 첨단 빅테크로도 향하고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을 공급하는 '자동차 파운드리' 사업 참여를 선언한 현대차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와 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KT의 최대주주가 됐는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서비스 등에 필요한 통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과거 업계의 협업 성과가 부진했던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GM의 경우 포드, 푸조 등과 협업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미국-중국 무역 갈등 등 급변하는 정치적 환경 변화 역시 리스크로 꼽힌다. 앞서 현대차는 GM의 러시아 공장을 인수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전하다 끝내 공장을 철수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