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하려 해도 車 실을 배가 없다"…차운반선 하루 쓰면 1억5천

6500대급 용선료 상반기 평균 11만달러 상회…21개월째 월평균 10만달러 이상
중국발 전기차 글로벌 진출에 운반선 공급 부족…홍해사태 겹치며 심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완성차들이 자동차운반선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자동차운반선(PCTC)의 비싼 용선료가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됐다. 중국발 수요는 계속되는데 홍해 사태와 맞물리며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탓이다.

1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6500CEU(1CEU=차 한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급 자동차운반선을 하루 빌리는데 드는 용선료의 올해 상반기 평균은 11만 833달러(약 1억 5200만 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11만 달러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연평균이 2만 달러 내외였던 용선료는 2022년을 기점으로 급등하더니 지난해에 11만 1250달러까지 올랐다. 월평균은 2022년 10월부터 21개월째 10만 달러 이상이다.

자동차운반선 용선료를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의 전기차다. 그간 내수시장에서만 성과를 거둬온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가 하나둘씩 세계로 뻗어나가며 선박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2023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491만 대라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자동차공업회가 발표한 442만대를 넘어선 세계 수출 1위다.

코로나19 기간만 해도 완성차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며 해운업계도 자동차운반선을 줄여왔는데 되레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홍해 사태가 맞물리며 고운임이 유지되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으로 인해 아프리카와 중동을 잇는 수에즈운하 운항이 중단됐고, 선박들이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운항 거리와 기간이 모두 늘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일시적 수요 감소 구간인 캐즘에 돌입했다지만, 중국발 전기차 공세는 계속되고 있어 자동차운반선에 대한 수요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 기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20.8% 상승한 715만 9000대다. 이중 중국 1위 업체 BYD의 인도량은 150만 7000대로 점유율이 21%에 달한다.

이에 현대글로비스(086280)는 2분기 IR에서 하반기 7척의 장기용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그룹사 물량을 우선했지만 선대가 늘어나는 대로 중국 완성차 제조사 등 비계열사 물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현재 85척의 자동차운반선이 있다.

해운전문 매체 스플래시247은 클락슨 리서치를 인용해 "6월 말 오더북(발주를 확정해 향후 인도받을 선박)에서 자동차운반선이 차지하는 비율은 35%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다음"이라며 "올해 들어 40척의 자동차운반선 건조 계약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