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무분규' 현대차…보급형·고급형 전기차 '쌍끌이' 달린다
부분파업 돌입 이틀 앞두고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12일 찬반 투표
"불확실성 해소로 하반기 판매 확대 전력"…캐스퍼EV·아이오닉9 출격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 노사가 부분 파업 돌입을 이틀 앞두고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극적으로 마련했다. 파업 리스크를 걷어낸 현대차는 하반기 전기차 수요 둔화와 내수 부진 등 위기 대응에 집중할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8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12차 임금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현대차 노사는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0일과 11일에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한 상태였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기본급 4.65% 인상(11만 2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2023년 경영성과급 400%+1000만 원 △2년 연속 최대 경영실적 달성 기념 별도 격려금 100%+280만 원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 △임금교섭 타결 관련 별도 합의 주식 5주 등이다. 이와 별개로 노사는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 달성'이 예상되는 9월쯤 품질향상 격려금 500만 원+주식 20주 지급을 특별 합의했다.
쟁점 중 하나였던 64세 정년 연장의 경우 기술 숙련자 재고용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사실상 정년을 만 62세로 늘린 셈이다. 또 '정년 관련 노사 TFT'를 구성해 대외 정년 연장 제도의 변화 추이를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기아(000270) 등 다른 완성차 업계의 임금 협상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루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돌파하고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한 현대차의 경영전략을 실행하는 데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하반기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공개해 호평받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자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생산 계획했던 물량을 당초 1만 7400대에서 약 25% 늘린 2만 1400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반기엔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가칭)도 내놓고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아이오닉9은 기아가 지난해 선보인 EV9과 동급 모델로, 대형 전기 SUV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위해 전기차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내수 부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34만 5704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유보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반기 판매 회복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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