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난 완화에 EV6 출고대기 18개월→14개월…"줄었지만 아직"

K3 5개월→4개월, K8 2.5 가솔린 9개월→6개월…"부품 우선 공급 등 영향"
지난달 완성차 5개사 판매량 일제히 증가…"반도체난, 점진적 해소 국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지난달(7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량이 일제히 증가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숨통이 트인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인기 차종들의 1년 넘는 신차 출고 대기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기아 차종 중 납기가 가장 길던 전기차 EV6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전달 18개월에서 이달 14개월로 4개월 단축됐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EV6 신차 납기 기간이 줄어든 건 사실상 처음이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인기 모델 대부분은 여전히 1년 이상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딜러들에게 8월 납기표를 제공했다.

기아 K3 납기는 전달 5개월 이상에서 이달 4개월로 한 달가량 감소했다. K8 3.5 가솔린 모델(3개월→2개월), HEV(하이브리드) 모델(12개월→11개월)도 각각 1개월 가량 단축됐고, 2.5 가솔린 모델은 전달 9개월 이상에서 6개월 이상으로 3개월 줄었다. 카니발 가솔린 모델도 5개월 이상에서 3~4개월로 짧아졌다.

현대차 일부 모델 역시 신차 납기가 줄었다. 캐스퍼는 전달 1개월에서 3주로, 팰리세이드는 6개월에서 5개월로 한 달가량 단축됐다.

다만 HEV와 EV(전기차) 등 차량용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대부분 차량의 납기는 여전히 1년 이상으로 전달과 같거나 길어졌다. 최근 가솔린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일부 가솔린 모델의 경우도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났다.

기아의 니로 HEV는 6개월 이상에서 9개월 이상으로 3개월 길어졌고, EV 모델은 전달과 같이 12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기아의 인기 차종인 스포티지 HEV(17개월→18개월)와 디젤 모델(11개월→12개월)도 1개월 길어졌다. 디젤 모델의 납기는 16개월로 전달과 같다. 쏘렌토 역시 가솔린 모델의 납기는 11개월에서 13개월로 늘어났다. 디젤과 HEV는 각각 17개월로 전달과 같았다.

현대차에서도 쏘나타 HEV는 5개월에서 6개월로, 투싼 HEV는 12개월에서 13개월로 각각 한달 납기가 길어졌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납기는 여전히 12개월 이상이다.

기아 EV6(현대차그룹 제공). ⓒ 뉴스1

대부분 인기 차종의 신차 출고 대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지만 EV6 등 일부 모델의 납기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기아와 현대차가 EV6 등 인기 차종에 차량용 반도체를 우선 공급하고 있기 때문인데,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2년 전 대비 개선됐고, 한국 시장으로의 우선 공급에 따른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점차 해소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대란은 앞으로도 1~2년 정도 더 이어지겠지만 계속해서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도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 말끔히 사라질 상황은 아니라 일부 (공급) 차질을 빚겠으나 작년이나 상반기 같은 지대한 영향 요인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국내외 합산 판매량은 63만3939대로 전년 동월 대비 7.2% 늘었다. 완성차 5개사의 합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