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 지위 잃었나…비트코인, 중동 위기 고조에 급락[코인브리핑]

OTC 시장에 쌓인 비트코인 물량 41만개…"상승장 진입 방해"
해시덱스, 나스닥 크립토 인덱스 ETF S-1 재제출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미지.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디지털 금' 지위 잃었나…비트코인, 중동 전쟁 위기 고조에 급락…8100만원대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비트코인이 중동 긴장 고조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때 '디지털 금'이라 불리며 지정학적 위기에 '강세'를 보였던 모습은 사라졌다.

2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 전일 같은 시간 대비 3.5% 하락한 8130만원대를 나타냈다.

전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국 간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급등했지만, 미 증시와 함께 비트코인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때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위기 발생 이후 매수세가 붙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미 증시 움직임을 추종하는 경향을 띄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 고조에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레이스케일 측도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 취급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시각을 내놨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잭 팬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 받았지만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으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금과 미국 국채 같은 전통 자산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이 중앙은행과 정부의 준비자산으로 채택된다면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서도 "국채나 금에 비해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이날 크립토 탐욕·공포 지수는 전일보다 8포인트 내려간 42포인트로 '공포' 단계에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투자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날 현 시간 기준, 거래소들의 순 입출금량은 지난 7일간의 평균 수치보다 높다.

일반적으로 순 입출금량은 거래소로 입금된 코인의 양에서 출금된 양을 뺀 값으로 현물 거래소의 경우 값이 클수록 코인의 매도 압력이 높아진다. 선물 거래소의 경우 변동성 리스크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장외거래 시장에 쌓인 비트코인 대기 물량 41만개…"상승장 진입 방해"

비트코인이 장외거래(OTC) 시장 환경의 영향을 받아 상승장 진입을 방해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크립토퀀트의 데이터를 인용, "OTC 데스크에 총 41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존재한다"며 "이는 202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3월 기준 18.5만개의 두 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OTC 물량 증가는 (비트코인의) 상승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해석된다"며 "4분기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OTC 데스크 잔액이 감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OTC 데스크 BTC 잔액은 매수 또는 매도에 사용할 수 있는 장외 유동성의 양을 의미한다. 높은 잔액은 강력한 유동성과 거래 데스크가 대규모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 해시덱스, 나스닥 크립토 인덱스 ETF S-1 재제출…"BTC·ETH 외 코인도 포함"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해시덱스(Hashdex)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크립토 인덱스 US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S-1(증권신고서)를 수정 제출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날 해시덱스는 다양한 현물 가상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ETF에 대한 수정본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재제출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해 "초기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포함하지만, 향후 더 많은 가상자산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SEC는 해시덱스의 나스닥 크립토 인덱스 ETF S-1와 관련해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해당 ETF가 승인되면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다양한 현물 가상자산을 보유한 ETF가 거래될 전망이다.

◇ '시장 유동성 지표' 스테이블코인 시총, 최근 증가세…"BTC 가격 상승에 도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대표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최근 증가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더블록에 따르면 크립토퀀트 수석 애널리스트 훌리오 모레노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증가세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상승에 도움이 되는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올해 1690억달러(223조4950억원)라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모레노 애널리스트는 "스테이블코인의 총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 K33 "4분기 진입한 비트코인, 미국 정책 전환, 중국 시장 활동에 '강세' 예상"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K33 리서치가 '비트코인이 4분기 강세장을 연출할 것'이라는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K33 리서치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4분기에 접어들면서 가상자산 시장, 특히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서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이 이미 추진력은 얻었다"며 "유동성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글로벌 시장 활동을 더욱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가상자산 업계 내부적으로는 최근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거래 승인 등이 비트코인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