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판친 증시…과열 양상에 올해 '경고조치'만 220건 넘어
투자경고종목 지정, 1년 새 143건→223건 '껑충'
투자위험종목 중 테마주 해당 종목만 61% 차지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올해 국내 증시는 테마주 광풍으로 뜨거웠다.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경고종목 지정 사례는 220건을 넘겼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6일까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223건으로, 지난해(143건)보다 56% 급증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64건 △코스닥 144건 △코넥스 15건이다.
거래소는 시장경보제도를 통해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단계로 시장경보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하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18건으로 나타났다. 투자위험종목은 시장경보제도 중 마지막 단계다. 투자위험종목 지정 이후에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매매가 정지될 수 있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을 살펴보면 테마주 열풍을 엿볼 수 있다. 투자위험종목 중 '테마주'로 엮인 사례는 총 11건으로, 전체(18건)의 61%에 달한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11건 중 5건은 2차전지 테마주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는 올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대표적인 테마주다.
지난 8월엔 국내 연구진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초전도체 테마주가 부상했다. 수급이 쏠린 초전도체 테마주 중 씨씨에스(066790)와 신성델타테크(065350)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달 들어선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치에 입문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오면서다.
일명 '한동훈 테마주' 중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대상홀딩스우(084695)(2건), 덕성우(004835)(1건), 와이더플래닛(321820)(1건)이다. 이들 종목은 모두 실적 등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한동훈 테마주란 이유로 폭등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마주에 대해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시장 수급이 받쳐주지 않거나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른 테마로 넘어가면 순식간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대표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 매매"라고 평가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는 (테마주에 투자할 때) 유튜버나 블로거의 추천을 받거나 풍문을 듣고 통상 테마주 고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조치는 과열을 막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면서도 "불법 사금융 영역에서 유사 자문을 하는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한 적발과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조치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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