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만 군침흘린 MG손보 인수전…메리츠화재 '다크호스' 될까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대형 손해보험사인 메리츠화재가 예비인수자로 ‘깜짝 등판’ 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3차례 무산된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대형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가 예비인수자로 ‘깜짝 등판’해 MG손해보험 새 주인 찾기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지난 8일 재입찰 절차를 마감한 결과, 지난 3차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와 함께 메리츠화재가 새롭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MG손보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하지만 2022년 금융위원회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공개매각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MG손보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예비입찰에 복수의 원매자가 등장하지 않아 모두 무산됐다.

또 3차 공개매각 과정에서 지난 4월 진행한 MG손보 예비입찰에 국내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진행한 본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예보는 2주 뒤인 지난달 31일 ‘MG손해보험 인수자 지정을 위한 입찰 재공고’를 냈다. 이번 재공고 입찰에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원매자도 뛰어들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사모펀드가 아닌 주요 손보사인 메리츠화재가 도전장을 냈다.

MG손보의 매각을 위해서는 낮은 건전성과 금융당국과 법적 분쟁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MG손보 매각가는 2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비인수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으로 손해보험업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기회지만, 인수 후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 간 법적 분쟁도 변수다. 지난 2022년 금융위원회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고, JC파트너스는 이에 불복해 금융위를 상대로 부실금융기관지정처분에 대한 취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심에서 JC파트너스는 패소했고, 지난해 9월 항소해 다음 달 결과가 나온다. 법원의 결과에 따라 매각이 중단될 수도 있다.

업계는 MG손보의 자금수혈과 법적 분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예보는 이같은 문제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논란도 여전하다. MG손보 매각에 참여한 예비인수자인 데리일파트너스는 2022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MG손보 사장을 역임했던 신승현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신승현 대표는 지난 2020년 JC파트너스의 MG손보 인수를 이끌었고, KDB생명 인수추진단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2022년 4월 14일 전까지 MG손보 경영에 참여했다.

보험업법 시행령상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회사의 대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신승현 대표를 특수관계인으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깜짝 등판'한 메리츠화재는 JC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있는 제이씨인슈어런스플랫폼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지난 2022년부터 총 1206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제이씨인슈어런스는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굿리치의 2대 주주이자, 경영권을 소유한 지배기업이다. 그리고 데일리파트너스의 신승현 대표는 지난 1분기 기준 굿리치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MG손보 인수 참여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모든 거래를 다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도 모든 가용 정보를 분석해서 가능한 범위에서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