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일반·장기' 모두 허용…보험사 상품 개정 '분주'

펫보험 점유율 1위 메리츠화재…장기보험 상품 개정 이후 입점 계획

2024 메가주 일산에서 반려견이 반려동물 전용 돌침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5.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위원회가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상품 형태를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모두 허용했다.

펫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상품 개정 이후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실리는 펫보험의 형태를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모두 비교 가능하도록 결정했다.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한 뒤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지난 1월 19일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선보였고, 앞으로 펫보험, 여행자보험, 저축성보험, 신용보험 등 다양한 상품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업계 최초로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초 4월 중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펫보험의 상품 형태를 두고 보험사 간 이견으로 출시가 미뤄졌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일반보험 형태로 출시하기를 원했지만, 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은 장기보험 형태로 출시하기를 원했다.

쉬우면서도 합리적인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위해서는 각 손보사의 상품 형태가 통일되는 것이 유리하다.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의 가장 큰 차이는 보장기간과 보험료다. 일반보험의 경우 통상 보장기간이 3년 이하인 반면, 장기보험은 3년 갱신 또는 5년 이상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장기간이 짧은 일반보험은 보험료가 장기보험보다는 더 저렴하지만, 반려동물의 병원 방문 이력이 많을 경우 계약 만기 이후에는 재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

문제는 일반보험 형태의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화재뿐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4월 반려견을 위한 다이렉트 전용 상품 ‘착한펫보험’을 일반보험으로 출시해 판매 중이다. 지난해 기준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삼성화재의 펫보험 점유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장기보험을 주장해 온 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는 입장이 난감해졌다. 일반보험은 장기보험에 비해 보장기간이 짧아 보험료도 저렴한 만큼, 두 상품을 가격으로만 단순 비교하면 장기보험 판매사들은 불리할 수 있다.

이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다 펫보험 시장점유율 1위사인 메리츠화재는 기존 장기상품 개정 작업부터 착수하고 경쟁력있는 상품이 준비되면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현대해상과 KB손보도 펫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아직 서비스 출범 시기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만큼 남은 기간 펫보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가 소비자 측면에서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의 장단점을 잘 안내해야 한다고 당부한 만큼, 카카오페이도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의 장단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담보, 보장기간 및 범위 등의 비교만으로도 복잡한 펫보험을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으로까지 구분하고, 각 상품별 장단점을 플랫폼에서 부각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다음 달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메리츠화재의 상품 개정 속도에 따라 1위 사업자가 빠진 채 출범할 우려도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구분해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시스템 개발 일정이 추가돼 출시일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검토 중이며, 빠르고 안정적으로 펫보험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