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 투자했다가…국민연금·KIC 4850억원 묶였다
러시아 제재에 국민연금 4330억 원·KIC 520억 원 회수 못해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투자 자산 금액이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국민연금과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러시아 증시에서 국민연금은 4330억원(6200만 달러, 당시 환율기준)을 회수하지 못했다.
스베르방크 은행(930억원), 에너지 기업인 루크오일(800억원)·가스프롬(400억원)·타트네프트(200억원)·로스네프트(140억원), 플랫폼 기업인 얀덱스(140억원) 등에 투자한 자산이다.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KIC도 러시아 증시에서 청산을 유보한 투자규모가 520억원(4000만달러, 당시 환율기준)에 육박했다. 두 곳을 합치면 규모는 4850억 원에 달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증시는 폭락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러시아 증시가 휴장했고, 이후 미국, EU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KIC의 러시아 증시 주식·채권 투자규모는 2021년말 3100억원에서 전쟁 후인 2023년말 630억원으로 80% 급감했다. 한국민연금도 같은 기간 5893억원에서 4332억원으로 26%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연금은 답변서에서 "서방제재 및 러시아 당국의 조치로 자금 입출입이 금지되어 외국인은 매도하거나 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제재 해제 시 회수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도걸 의원은 "2021년 하반기부터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포지션을 청산할 시간은 충분했다"며 "5000억에 가까운 나랏돈이 묶여서 생기는 기회비용은 적지 않다. 제재 해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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