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가 83만원" 고려아연 거래량 폭발…최윤범-MBK '희비'

고려아연 2일 거래 주식은 MBK 공개매수 응할 수 없어
영풍정밀도 거래량 급증…최윤범 회장에 '유리'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최동현 기자 = '66만 원→75만 원→83만 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연이은 공개매수가 인상 경쟁에 지난 2일 고려아연(010130) 거래량이 폭발했다. 지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다. 주가는 장중 74만 원까지 올랐다.

거래량이 늘면서 최 회장 측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이날 주식을 매수했다면 영풍-MBK에 지분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MBK의 지분 확보를 일부 저지한 셈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거래량 폭발…최윤범에 '긍정적'

2일 고려아연은 4일부터 23일까지 2조6635억 원을 투입해 주당 83만 원에 발행주식 총수의 15.5%(320만 9009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MBK-영풍의 공개매수가(75만 원)보다 10.6% 높은 가격이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도 백기사로 참여한다. 약 4300억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 주식 수의 2.5%에 해당하는 51만 7582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이 취득 예정인 총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8%인 총 372만 6591주로, 전체 금액은 약 3조1000억 원이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 원에서 75만 원까지 끌어 올리면서 승부수를 띄웠지만, 고려아연이 83만 원을 제시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 선언 후 급등하면서 전일 대비 3.63% 오른 71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중 한때 74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 시작 전인 지난달 12일 종가(55만 6000원)와 비교하면 28.2% 상승한 수치다.

특히 거래량이 폭발했다. 이날 거래량은 78만 419주로, 지난 2006년 6월 9일(104만 5870주) 이후 최대다. 당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국계 펀드 JF에셋이 대거 처분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급증한 바 있다.

최 회장 측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날 주식을 산 사람은 영풍-MBK 연합에 주식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에 응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주식 소유권 변경에 걸리는 기간(2거래일)을 고려해 지난달 30일 장 마감 전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했다. 이를 고려하면 78만 주(3.77%)의 영풍-MBK쪽 매각을 저지한 셈이다.

기존에 주식을 보유 중인 투자자도 MBK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더 높이면서 최 회장 쪽에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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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정밀도 거래량 급증…MBK 지분 확보 '차질'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036560)에 대한 대항공개매수도 시작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이날부터 21일까지 영풍정밀 지분 393만 7500주에 대한 공개매수에 진행한다. 전체 발행 주식의 25%에 해당하며 주당 3만 원으로 총 1181억 원이 투입된다. 영풍과 MBK의 공개매수가인 주당 2만5000원보다 20% 높다.

최 회장 측은 이번 대항공개매수를 통해 영풍정밀 지분율을 기존 35.31%에서 최대 60.3%로 확대, 영풍정밀에 대한 지배력을 확정 짓겠다는 계획이다.

영풍과 MBK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를 2만 원에서 2만5000원으로 높였으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됐다.

이날 영풍정밀 주가는 2만5450원으로 마감해 공개매수가를 웃돈다. 경영권 분쟁 전인 지난달 12일 종가(9370원) 대비 171.6% 급등했다. 거래량은 전체의 19.2%인 302만6320주다. 이 주식이 최 회장 측으로 넘어가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거래된 주식은 MBK 공개매수에 응할 수 없다"며 "최 회장 측으로서는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