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 빅이벤트에도 증시 주춤…추석 연휴 쉬어간 국내 증시 촉각

美 증시·국제 유가 등 '선반영'·'경기침체 우려'에 하락
엔비디아 등 하락 마감…반도체 비중 높은 코스피도 역풍 우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워싱턴DC에서 17~18일(현지시간) 열린 금리 정책에 관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내린 '빅컷'을 단행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이후 4년 6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도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데다 '경기침체 우려'에 무게추가 실린 영향이다. 국내 증시에도 빅컷 단행에 따른 역풍이 불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낮아진다.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0.5%p로 잡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빅컷' 결정이 경기침체 때문이 아닌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양호한 상태로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기조의 재조정은 경제와 노동 시장의 강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번 금리 인하 폭은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 10시간 전인 지난 18일 오후 6시 기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는 연준의 '빅컷' 확률을 61.0%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시장 기대에 부합한 금리 인하 폭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 금리 인하가 선반영된데다, 파월 의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지 않은 탓이다.

또 점도표(금리 예상표)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0.5%p의 추가 인하만 예고한 점도 변동성을 키웠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가 이전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자 금리인하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하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8.72p(2.34%) 오른 2,572.09, 코스닥 지수는 21.61p(3.05%) 오른 731.03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달러·원 환율은 0.10원 내린 1,338.90원을 보이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날 미국 증시뿐 아니라 국제 유가도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하락한 만큼,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여겨지는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간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 종목 전반이 하락한만큼, 반도체 종목 비중이 큰 코스피도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추석 연휴간 국내 증시가 쉬어간 점을 감안하면 하락폭은 미미할 가능성도 있다.

서 연구원은 "엔비디아 주가는 연준이 0.50%p 인하를 단행하자 상승 전환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되돌림이 유입되며 급격하게 매물이 출회되며 1.88% 하락 마감했다"며 슈퍼마이크로컴퓨터(-0.57%), 브로드컴(-0.49%), 퀄컴(-0.24%) 등 대부분 반도체 종목들이 금리 인하 발표 후 상승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Kris@news1.kr